이임미사 이어 환송식…교황대사·신자·사제 대표 "참 수고하셨다"
염수정 추기경,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퇴임 |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30일 염수정 추기경의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퇴임식(환송식)은 동료 사제와 신자들의 환대 속에 훈훈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이날 명동대성당 대성전에서 이임 감사미사에 이어 열린 환송식에서 주한 교황대사와 사제단 대표, 신자 대표는 이별의 송사(送辭)를 통해 지난 9년 5개월간 염 추기경의 활동을 떠올리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수에레브 대주교는 "주교로서 20년을 봉직하시는 동안 추기경님께서는 하느님 백성을 위한 봉사에 헌신하셨고, 참으로 충실하고 주님 포도밭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목자의 모습을 훌륭하게 보여주셨다"고 돌아봤다.
이어 교황청 주교성의 '은퇴주교'라는 제하의 문헌을 언급하며 "추기경님께서 지금까지 그렇게 해 오셨듯이, 앞으로도 가지고 계신 그 모든 영적 자산으로 저희를, 교회를 풍요롭게 해주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대교구장 떠나는 염수정 추기경 |
평신도 대표로 나선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손병선 회장은 "온화한 미소와 '꿀 성대', 동굴 목소리의 추기경님께서는 순교자 후손답게 순교자 현양과 영성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셨기에 밖에 내리는 비가 마치 순교자들의 눈물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손 회장은 서소문 성지 역사박물관 개관, 서울 순례길의 교황청 지정 공식 순례지 인정, 노숙인 무료급식소 '명동밥집' 개소 등 염 추기경 재임 동안 있었던 일을 꼽으며 "그간 참으로 수고 많으셨다"고 감사를 전했다.
손 회장은 송사에 이어 "아쉬운 마음을 송가로 대신하겠다"며 염 추기경의 건강을 기원하는 짧은 노래를 불렀다.
사제단 대표로 나선 김광두 신부는 염 추기경과 인연, 마음속에 간직해온 기억을 소개하며 좌중에 따뜻한 웃음을 선사했다.
명동성당 나서는 염수정 추기경 |
김 신부는 "사제단의 아버지로 베풀어주신 사랑에 감사드린다"며 "신학교에서 혜화동 할아버지로 저희 후배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실 수 있도록 추기경님의 뜻을 이어 새 교구장님과 함께 주님 보시기에 좋은 교구 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제단 가운데 마련된 의자에 앉아 미소를 머금고 송사를 경청했던 염 추기경은 송사가 끝날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며 고마움을 표했다.
염 추기경은 답사에서 어효선 동요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우리 모두, 각자가 하느님의 모상을 따라 창조되고 사랑받는 아름다운 존재"라며 미사에 함께한 동료 사제와 수녀, 신자들을 격려했다.
염 추기경은 환송식이 끝난 뒤 차량에 올라 앞으로 머물게 될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으로 이동했다.
염수정, 혜화유치원생들과 한컷 |
eddi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