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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우클릭’ 진영은 ‘결집’…지지율 상승세 이재명의 외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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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위치한 기업형 메이커 스페이스 'N15'를 방문해 창업기업인들과 만나고 있다. 이날 방문은 경제 소통 행보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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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오차범위 내인 2.8% 포인트(중앙일보·엠브레인퍼블릭, 26~27일)로 좁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연일 정책 수정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간 중도층에게 ‘불안하다’는 인상을 심어줬던 ‘보편적 기본소득’과 ‘국토보유세 신설’ 등 자신의 급진적 공약을 중도층 입맛에 맞춰 바꾸면서다. 한편으로 이 후보는 이른바 ‘범(凡)민주 진영’을 적극적으로 규합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정책과 정치가 움직이는 방향에 차이가 있다.(※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국토보유세 등 ‘급진 공약’ 수정…정책 우(右)클릭



이 후보는 29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국토보유세 신설’ 공약에 대해 “불신들이 많고 오해가 많기 때문에 국민들의 동의를 얻는 전제로 저희가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 동의’를 전제로 달면서 핵심 공약을 수정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어 “증세는 사실 국민들이 반대하면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증세론’에서도 한층 유연해진 태도를 보였다.

개인별로 보유한 토지 가액을 합산해 세금을 물리는 국토보유세는 이 후보의 부동산 핵심 공약인 동시에, 전 국민에 연 100만원 지급을 목표로 했던 ‘보편적 기본소득’ 공약의 재원조달 방안이었다. 이 후보는 지난 7월 기자회견에서 “토지공개념 실현, 불로소득 차단,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국토보유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평균 세율 1%, 연간 약 50조원 규모라는 구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 후보가 국토보유세 공약에서 한 발 물러서면서, 기본소득 공약 역시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당 내부에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보편적 기본소득’ 대신, 청년·노인 등 특정 계층에 지급하는 ‘부문별 기본소득’만 유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윤후덕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지난 24일 ‘2021 중앙포럼’에서 “청년 등 부문별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일반재정에서 감당할 수 있는 내에서 여야 간 합의를 통해 충분히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본소득 공약 수정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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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위치한 기업형 메이커 스페이스 'N15'를 방문해 혁신창업기업 대표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1.11.30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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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이 후보가 최근 정책 전면에 내세운 건 성장론이다. 이 후보는 29일 ‘D-100일 전 국민 선대위’ 회의 연설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저의 목표는 오직 경제 대통령, 민생 대통령”이라며 “국민의 지갑을 채우고, 나라 경제를 성장시키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계 시장에서 무한경쟁하고 있는 기업을 힘껏 지원하겠다”며 “불합리한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바꿔 혁신과 창의를 뒷받침하겠다”라고도 했다.

외교·안보 정책도 ‘실용 외교’ 노선의 우클릭이 진행 중이다. 이 후보는 지난 25일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하노이 회담에서 시도됐던 ‘빅딜’이 아닌 ‘조건부 제재 해제’와 ‘단계적 동시 행동’을 해법으로 제시했고, “한·일 관계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다선 의원은 “중도층은 외교·안보에선 보수적이고, 경제·사회 문제에선 개혁 성향이 뚜렷하다”라며 “이 후보는 그런 중도층 성향을 확실히 읽고 있다”고 평가했다.



진영 결집 위해 강경 발언도…“지지층·중도 사이 외줄 타기”



이 후보는 최근 선대위 쇄신 작업을 통해 진영 결집에도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라 불리는 윤건영 의원을 선대위 정무실장에 앉히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이던 오영훈 의원을 비서실장에 임명한 게 눈에 띈다. 당내에선 “선대위 규모는 줄이면서도, 핵심 요직 인선으로 내부 결속력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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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오후 전남 영광군 영광터미널시장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연설을 한 뒤 환호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6~29일 광주·전남 지역을 방문해 '범민주 진영' 결집을 호소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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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를 향해 이 후보는 ‘범(凡)민주 진영’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3박 4일간 광주·전남을 방문했을 때 이른바 구(舊)민주계 인사들의 통합 문제를 거론한 게 대표적이다. 이 후보는 지난 26일 “언젠가 시점을 정해 벌점이니 제재·제한이니 다 없애고 모두가 합류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며 “민주·개혁·진영의 대통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번 대선은 결국 2% 내 초박빙 싸움”이라며 “실용 노선을 부각하면서 진영을 결집하면 언젠가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책에선 실용성을 강조하는 이 후보가 진영 결집을 위해 강경 발언을 반복하는 탓에 혼선이 생긴다는 지적도 일각에선 나온다. 지난 28일 광주에서 한 ‘역사 왜곡 단죄법’ 발언이 대표적이다.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 왜곡·조작·부인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역사 왜곡 단죄법을 만들겠다”는 이 후보의 발언을 두고, 법조계나 학계에선 “헌법상 자유권을 침해한다”, “전체주의적 발상”이란 비판이 나왔다. 이 후보의 최근 행보에 대해 정치권에서 “지지층 결집과 중도 확장 사이에 놓인 외줄을 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당내 일각에선 이 후보의 정책 수정에 대해 “중도층을 설득하기엔 여전히 부족하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의 한 정책통 인사는 “세력 결집은 ‘DJP 연합’만큼의 임팩트(충격)가 없고, 정책의 중도 클릭은 박근혜의 ‘경제민주화’에 못 미친다”며 “정권심판론이 강한 이번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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