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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노태우 영면할 동화경모공원...북한 땅 내려다보이는 '실향민 안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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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파주(경기)=홍재영 기자, 오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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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지구 동화경모공원 전경. / 사진 = 홍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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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지구 동화경모공원.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사이사이로 평일 오전부터 성묘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임진강과 북한 땅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지난달 26일 별세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지(유해가 묻히는 장소)로 결정된 곳이다. 이곳은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1992년 이북 도민 등 실향민들을 위해 조성됐다.

노 전 대통령 유족 측은 임진강 너머 북한 땅이 보이는 이곳이 통일을 꿈꿨던 노 전 대통령의 유언에 부합하는 장소라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생전 파주 통일동산에 묻히기를 꿈꿔 왔으나 장사법 위반을 이유로 30일 넘게 묻힐 곳을 찾지 못하다 민간 묘역으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해소됐다. 이날 공원에서 만난 유족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북한 내려다보이는 노태우 장지…이웃 실향민 유족은 "과오도 있지만 대통령 온다니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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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지구 동화경모공원 내에 위치한 '망향의 제단'/사진=홍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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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노 전 대통령의 장남인 노재헌씨는 유족 일동 명의의 입장문에서 "파주시와 파주 시민의 뜻에 따라 아버지를 통일동산에 위치한 동화경모공원으로 모시려 한다"며 "보통 사람을 표방한 고인이 실향민들과 동화경모공원에서 남북이 하나가 되고 화합하는 날을 기원하리라 믿는다"고 했다.

경기 파주시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평화의 땅 파주에서 고인이 남북평화와 화해·협력을 기원하며 영면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안장이 최종 결정되기까지는 이북5도민회의 허가를 구하는 등 절차가 남아 있으나 파주시가 협조 의사를 밝힌 만큼 사실상 장지가 결정된 셈이다.

이곳은 관광특구에서 비켜서 있고 민간 묘역이어서 법적 문제가 없으며 자유로와 임진강을 마주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장지는 한강과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이 내려다보이는 맨 위쪽에 안장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공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결정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로써 30일 가까이 통일동산 인근 검단사에 안치돼 있던 고인의 유해는 비로소 잠들 곳을 찾게 됐다. 당초 유족 측은 통일동산에 묻히고 싶다던 노 전 대통령의 소망대로 통일동산을 장지로 쓰려고 했으나, 2019년 관광특구지역으로 지정돼 실정법에 따라 장묘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 지역이었다. 산림청도 일대 국유림 매각에 불가 견해를 내면서 결정이 한 달 넘도록 연기됐다.

이곳에 먼저 묻힌 실향민 가족들은 노 전 대통령의 과오를 잊을 수는 없다면서도 대체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실향민인 아버지의 묘소를 찾아왔다는 고금덕씨(67)는 "아버지 제사가 가까워져 오려고 생각하던 차에 노 전 대통령 안장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며 "과오가 있어 마냥 환영할 수는 없지만 용서를 구했던 분이고, 전 대통령이 여기 온다고 하니 한 편으로는 든든한 느낌도 든다"고 했다.

할머니의 묘소를 찾아왔다는 50대 남성 A씨도 "노 대통령이 만든 곳에 와서 실향민들과 함께 누워있겠다고 하니 좋다"며 "생각이 모두 같을 순 없지만 주변 실향민 가족들도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했다. 가족과 함께 성묘를 온 김모씨(57)는 "고인은 부정부패 등 분명히 과오도 있지만 나름대로 훌륭하게 일한 대통령"이라며 "여기에 오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직까지 '뼈묻을 곳' 없는 전두환…연희동 자택 못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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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국, 전재용 씨가 24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직 대통령 故 전두환 씨의 빈소를 지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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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과 12·12 군사쿠데타를 함께 주도한 전두환 전 대통령도 지난 23일 숨졌으나 29일 현재까지 아직 장지가 결정되지 않았다. 전씨는 이날 오후 대구 동화사에서 부인 이순자 여사 등 유족이 참석한 가운데 삼우제를 열었다. 화장을 마친 유해는 묻힐 곳이 결정되지 않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 임시로 안치됐다.

전씨는 평소 북녘 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군사 주둔지)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밝혀 왔으나 정부의 허가가 필요해 사실상 어렵다. 또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았기 때문에 법이 정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 대상이 아니어서 국립묘지에도 안장할 수 없다. 유족 측은 장지 결정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후보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경기)=홍재영 기자 hjae0@mt.co.kr,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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