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대위 첫 가동·인선 속도 마이웨이…'이준석패싱' 논란(종합)

이준석 공개반대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에…洪측 끌어안고 이대녀 공략

이준석 "일정 미리 논의 중요" 조수진 "선대위 닻 올리면 최고위원 활동 중단"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발언하는 윤석열 후보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운데)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1.29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김연정 이슬기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가 29일 첫 공식 회의를 열고 주요 인선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인선에서는 홍준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조경태 의원과 범죄심리범죄심리학자로 여성·아동 인권 보호 전문가로 활동해 온 이수정 경기대 교수, 사할린 강제이주 동포의 손녀이자 워킹맘인 30대 여성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며 당내 화합과 2030 취약층 공략, 외연 확장에 방점을 뒀다.

그러나 이 교수의 경우는 이준석 대표가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영입을 반대했음에도 임명이 강행돼 '이준석 패싱' 논란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유력시됐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합류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윤 후보의 '마이웨이' 행보가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조경태 의원 - 이수정 경기대 교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윤 후보는 2박3일 충청 방문에 앞서 선대위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중원인 충청에서 정권 교체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승리의 100일 대장정을 나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인선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당내 경선 때 홍준표 캠프 '좌장'이었던 5선의 조경태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당초 거론되던 친윤계 5선의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빠졌다.

또, 2030 여성의 지지를 받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사할린 강제이주 동포의 손녀이자 워킹맘 스트류커바 디나(30)씨 등 외부 인사 2명도 이름을 올렸다.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유력시됐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합류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당분간은 김병준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의 '원톱' 체제로 선대위가 운영될 전망이다.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은 회의에서 "앞으로 정책본부는 약자 동행, 청년 주도, 국민 통합을 담을 수 있는 정책, 미래의 세금과 연금, 일자리, 청년들의 주도성 모두를 지켜내는 정책을 100일간 매일 쏟아내겠다"고 밝혔다.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발언하는 윤석열 후보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20대 대통령선거 D-100일인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윤석열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2021.11.29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윤 후보 측은 선대위에 새 인물 수혈을 위해 추가적인 외부 인사 영입을 추진 중이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국민과 함께하는 선대위를 만들겠다. 각계각층을 대변하는 외부 전문가를 앞으로도 모시겠다"며 "경륜 있는 원로, 유능한 청장년 인재를 전부 모아서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라는 윤 후보 말씀이 있었다"고 인선 방향을 밝혔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도 이르면 이번주 인선을 공개하며 활동을 시작할 전망이다.

다만, 김종인 전 위원장의 합류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그간 선대위 영입이 추진됐던 '조국흑서' 공동저자 권경애 변호사, 김경율 회계사 등 '중도외연' 확장 인사들의 합류가 불발되는 등 외부 인사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김종인 전 위원장과 가까운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CBS 라디오에서 권 변호사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선대위 인사 난맥상 비판을 거론, "조국흑서팀이 대표적으로 탈진보층, 민주당에서 이탈한 분들, 중도층을 대변하는 것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이 이탈하는 상황이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내분과 이탈이 생기는 것을 뼈아프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윤 후보의 선대위 인선과 운영 방식 등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표가 김병준 위원장의 공식 활동 개시, 청년위원회 출범, 윤 후보의 2박3일 충청 방문 일정 등과 관련해 사전에 내용을 공유받지 못하며 '패싱' 당했다는 논란이 인 것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오후 페이스북 글에서 "후보 일정을 저에게 미리 보고할 필요 전혀 없다"면서도 "적어도 '이준석이 간다'고 발표하는 일정은 이준석에게 물어보고 결정해달라는 거다. '미리'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조수진 공보단장은 오전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가 닻을 올리면 최고위원 등 직함은 활동이 중단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것은 이 대표를 포함한 모두에게 적용된다"고 언급, 이 대표가 '패싱' 논란에 불쾌감을 나타낸데 대해 비판을 가했다.

이날 이수정 교수 영입을 두고 '이준석 패싱' 사례가 추가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대표가 오전 선대위 직전 라디오에 출연해 이수정 교수 영입에 대해 "당의 방향성과 일치하는지 의문이다. 후보가 결심하면 영입할 수 있지만 지지층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거듭 반대했으나 2시간 뒤 최고위에서 영입이 이뤄진 것이다.

이 대표는 최근 선대위 인선 난맥상 지적에 대해 "결국 인사는 후보가 모든 권한을 가져가는 것인데 후보 전략이 대통합 또는 모든 사람을 그냥 쓰자는 취지 같다"며 "김종인 전 위원장은 '옳지 않다'는 식의 경고를 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을 유보 중인 김 전 위원장은 광화문 개인 사무실에서 취재진의 선대위 관련 질문에 "모른다. 물어보지 말라"고 답변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지율이 우세해 윤 후보 뜻대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100일이면 판세가 여러 번 출렁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런 분위기면 김 전 위원장은 절대 안 올 것"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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