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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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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입양아 학대 살해 사건…양부에 징역 22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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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살짜리 입양아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양부 A씨(36)에게 징역 22년이 선고됐다.

양부의 폭행 사실을 알고도 구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양모 B씨(35)에게는 징역 6년이 선고됐다.

25일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조휴옥)는 이른바 '화성 입양아 학대 살해 사건'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어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에게 징역 22년에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겐 징역 6년에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적용된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지난해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지난 3월 신설된 아동학대살해죄는 고의로 아동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사형,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하한이 징역 5년 이상인 일반 살인죄보다 형량이 무겁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아동이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는 이유로 흥분해 얼굴과 머리 부위를 여러 차례 강하게 내리쳐 뇌출혈로 쓰러지게 했고, 의식을 잃은 아동을 장시간 방치해 사망하게 해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아동학대살해죄에 대해 "피고인은 생후 33개월에 불과한 피해 아동의 얼굴과 머리를 강하게 수차례 때렸다"면서 "아동의 머리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경우 뇌 손상으로 이어져 생명과 신체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인식 했을 것"이라며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당시 피해 아동이 죽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 및 위험을 인식하고도 순간적으로 스트레스와 분노를 표출하며 범행했고,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에 빠진 피해 아동에 대한 구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4월 중순부터 5월 초순까지 경기도 화성시 주거지에서 생후 33개월된 입양아 C양이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린다며 나무로 된 등긁이와 구둣주걱, 손 등으로 여러 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5월 8일 폭행으로 인해 반혼수 상태에 빠진 C양은 7시간 가량 방치됐다 뒤늦게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7월 11일 끝내 숨졌다.

검찰은 C양 사망 이후 사인과 학대의 연관성을 검토해 당초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중상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하고,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만으로 기소됐던 B씨에게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더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A씨의 폭행 사실을 알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B씨에게 재판부는 "사건 당일 심하게 맞고 쓰러진 피해 아동에 대한 즉각적인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날 선고를 지켜본 방청객들은 형량이 가볍다고 입을 모았다. 한 방청객은 "아동학대살해죄가 적용된 것은 다행이지만 형량은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피해 아동이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빼앗은 범죄자들이다. 죽은 아이는 어디서 보상을 받아야 하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방청객은 재판부가 경제적 사정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히자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잠재적인 아동학대범인가"라면서 "자신이 보호해야 하는 생명을 앗아가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왜 관대하게 처벌하느냐"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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