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이슈 끊이지 않는 성범죄

‘펑솨이 미투’에 IOC는 왜 개입?···베이징 올림픽 흔들 뇌관 여전해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바흐 위원장 통화에 비난 집중

펑솨이의 소식은 다시 끊겨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최고수뇌부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윈회의 멤버 장가오리 전 부총리의 성폭행 의혹을 폭로했다 실종됐었던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의 ‘미투’ 사태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까지 포함된 복잡한 논란으로 비화 되고 있다. 앞으로 두 달여 남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흔들 뇌관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상태다.

펑솨이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영상 통화를 하면서 ‘실종설’이 제기된 지 19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에 앞서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인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0일과 21일 펑솨이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영상과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펑솨이는 이후 다시 침묵 모드에 들어갔고 신변 이상설은 계속되고 있다.

22일 미국 CNN 방송은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중국 담당 마야 왕 선임연구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부터 중국 정부는 실종된 사람들의 영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는 그들이 무사하다고 주장했었다”면서 “이런 이유로 (펑솨이의 영상이) 오히려 펑솨이의 안전을 걱정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도 “중국 정부가 펑솨이의 실종설에 대해서는 최근 행사 참석 공개 등으로 언급하기 시작했지만, 미투 폭로에 대해서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펑솨이 관련 질문을 받고 “이것은 외교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당신도 그가 최근 공개 행사에 참석한 것을 봤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내용은 매일 외교부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브리핑 전문에서는 빠졌다.

중국 테니스 스타로 과거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펑솨이는 지난 2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장가오리 전 부총리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 당했다는 ‘미투’에 나섰다가 실종설에 휩싸였다. 이후 19일 만인 지난 21일 중국 관영 매체를 통해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이 알려졌지만 그의 신변에 대한 의혹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즉 중국 정부의 펑솨이 미투 사태 대처 방식은 중국 내에서는 철저히 비공개로 하는 대신에 해외에 대해서는 일부 공개로 반발 여론을 잠재우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장이 트위터를 이용해 펑솨이의 근황을 소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 내에서는 트위터 접속이 안된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러는 가운데 최근 IOC에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인이야 원래 중국 관영매체 소속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더라도 IOC가 펑솨이 미투 사태에 개입한 방식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커진 상황이다. 펑솨이가 실종설이 나온 이후 해외 인사와의 첫 통화를 하필이면 바흐 IOC 위원장에게 한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점이다.

IOC는 이 통화에서 “펑솨이가 베이징 집에서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다면서 사생활을 존중받고 싶다고 바흐 위원장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22일 “IOC가 베이징 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 위험이 커지는 것을 완화하기 위해 펑솨이 사건을 ‘미디어 연습용’으로 다뤘다”고 인권 변호사이자 캐나다 국가대표 수영 선수로도 뛰었던 니키 드라이든을 인용해 보도했다. AP통신도 “IOC의 성명은 중국 당국의 악의적인 선전에 연루된 것이며 인권과 정의에 대한 관심 부족”이라고 비판한 스포츠 선수 권리 대변 단체 ‘글로벌 애슬리츠’의 성명을 보도했다.

다만 IOC로서는 최근 미국과 영국을 위시해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국제적 ‘보이콧’ 선언이 늘어나는 동시에 펑솨이 미투 사건으로 선수들이 실제 불참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회 개최가 암초를 만난 것을 어떻게든 만회해야 하기 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IOC는 바흐 위원장이 펑솨이와 30분간 영상통화를 한 사실을 성명과 사진을 통해 공개했지만 실제 대화 내용과 통화 영상은 보여주지 않은 상태다. 특히 바흐와의 대화 중에 ‘미투’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난주 딕 파운드(캐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되면서 내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중국 정부를 압박한 바 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앨칸 아카드 중국 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IOC가 위험한 물에 들어갔다”며 “중국의 인권 유린 가능성에 대한 어떠한 눈가림에도 참여하지 않도록 극도로 주의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chsm@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