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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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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미TV도 한류 바람…‘세서미스트리트’ 최초 한국계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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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조희경의 아동이 행복한 세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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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은 유엔아동권리협약 제2조 차별금지에 따라 모든 아동은 차별 없이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한국 정부는 아동차별 철폐를 위한 모든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한다. [사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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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는 어릴 적 주한미군 방송 AFKN(American Forces Korean Network, AFN Korea의 예전 명칭)에서 아침마다 보았던 ‘세서미 스트리트’를 기억할 것이다. 다양한 노래와 춤으로 그 당시 유일한 조기 영어교육 프로그램이었다. 영어를 이해하면서 TV를 봤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노란 깃털로 덮인 큰 인형(빅 버드)과 뻗친 머리와 큰 입을 가진 머펫이 과장되게 대화하던 장면은 생생하게 기억난다.

이 ‘세서미 스트리트’에 관한 반가운 기사를 접했다. 미국 아동교육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머펫에 관한 소식으로, 머펫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지영(7세)이 그 주인공이다. 이름에서 이미 힌트를 얻었겠지만, 지영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일렉트릭 기타 연주와 스케이트보드 타기를 즐긴다고 한다. 지영은 ‘함께 가요: 스페셜(See Us Together: A Sesame Street Special)’ 편에서 정식으로 소개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1969년 11월에 첫 방송된 어린이 TV 프로그램인데, 이제야 아시아계 캐릭터가 등장한 것이다. 마냥 반가워만 할 수 없는 이유이다. 세사미 스트리트의 비영리 단체인 ‘세사미워크숍’은 지영을 통해 다양한 인종, 민족 및 문화를 알리고자 한다고 했다. 머피 지영을 움직이는 인형사 캐이틀린 김도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는 지영을 통해 아시아 사람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 맞서겠다고 인터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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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어린이 시리즈 ‘세서미 스트리트’의 머펫 어니와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캐릭터 지영이 함께 프로그램에 등장하여 소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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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서미 스트리트는 모든 아동이 조건이나 배경에 상관없이 존중받고 동등한 기회와 기쁨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교훈을 변함없이 추구해왔다고 한다. 방송 초기부터 흑인, 히스패닉 출연진을 적극 등장시켜 모든 어린이를 위한 차별 없는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이미지를 표방해왔다. 그런 세서미 스트리트가 52년이 지나서야 한국계 미국인인 지영을 출연시킨 것이다.

모든 아동은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동일한 기회가 제공되어야 하며 차별 없이 모든 자원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전 세계 아동이 시청하는 TV 프로그램에 ‘지영’이 출연해 문화와 인종의 다양성을 알리고, 아동 차별을 철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이 인종, 피부색, 성별, 언어, 종교, 출신이나 재산, 장애 등 어떠한 이유로든 차별 없이 협약에 규정된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협약 당사국은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제2조). 아동권리협약의 일반원칙으로서 가장 핵심적인 이행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비차별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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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아동권리협약 제2조 비차별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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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의 차별이란 아동이나 부모의 인종, 피부색, 장애, 출신성분 등을 이유로 권리를 제한하거나 반대로 더 우대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아동권리가 실현되는 것이 방해를 받아서도 안 되지만 특혜를 받아 불평등하게 기회를 얻어서도 안 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국내 거주하고 있는 외국 국적(이주배경 아동, 난민아동 등)의 아동과 다문화 아동들 역시 한국 국적의 아동과 동일하게 자신들의 권리를 보호받아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는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관련 법률의 제·개정을 통해 아동 차별금지를 이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2004년 ‘청소년복지지원법’, 2006년 ‘아동복지법’개정을 통해 인종 차별금지를 명시했고 2007년에는 ‘장애인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2008년 ‘초중등교육법’을 제정해 장애아동의 통합교육환경 마련과 불법체류 아동의 의무교육을 가능하게 했다. 2007년부터는 다문화 아동 종합 지원 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 2019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2007년 이후 차별금지법안 채택이 진행되지 않은 것을 우려하며 차별적인 법규·정책·관행을 철폐하고 이와 관련한 적절한 법, 정책과 활동을 증진하는 등으로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고 불평등을 해소할 것을 권고하였다. 성적 지향에 근거한 차별문제가 이슈화한 적이 있다. 비차별 문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도 선호의 문제도 아니다. 아동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가 있으며 이 권리는 모든 아동이 동일하게 평등하게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지영과 만나는 BTS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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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동권리옹호팀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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