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물 실은 드론 3대 새벽에 총리 관저 공격
드론 2대 격추…총리 무사하지만 경호원 7명 부상
자칭 배후 나타나지 않아…총선 시위 연관성 제기
이라크 대통령 "극악한 범죄"…美 "명백한 테러" 규탄
무스타파 알 카드히미 이라크 총리.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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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라크의 무스타파 알 카드히미 총리를 무인기(드론)로 암살하려는 시도가 발생했다. 총리는 큰 부상 없이 무사히 탈출했다. 하지만 최소 6~7명의 경호원이 다쳤다.
7일(현지시간) BBC방송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폭발물을 실은 드론이 이날 새벽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그린존에 있는 알 카드히미 총리의 관저를 공격했다. 이라크 국영 뉴스통신사 INA는 내무부 대변인을 인용해 이번 공격에 3대의 드론이 사용됐으며, 이 가운데 2대는 격추됐다고 전했다. 공격 이후 그린존 주변엔 다수의 병력이 배치됐다.
이라크 정부는 성명을 통해 “폭발물을 실은 무인기가 그린존 내 총리의 거주지에 대해 타격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해를 끼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알 카드히미 총리는 무사했지만, 이날 드론 공격으로 관저가 손상됐다. 또 관저 외곽 경비 담당자 7명이 부상을 입었다.
바그다드 시내 티그리스강을 가로지르는 ‘공화국 다리’ 인근에서 이륙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까지 공격의 주체 또는 배후를 주장하는 조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총선 결과를 둘러싼 부정선거 논란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지난달 10일 치러진 총선에서 친(親)이란 성향의 시아파 민병대와 연계된 파타동맹은 이전 48석 대비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4석 확보에 그쳤다. 참패한 파타동맹은 이후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그린존 인근에서 시위를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유혈 충돌이 발생, 1명이 사망했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파타동맹은 또 알 카드히미 총리가 지난해 5월 취임한 이래 그가 미국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지속해 왔다.
바르함 살리흐 이라크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자국을 겨냥한 극악무도한 범죄로 규정하고 “이라크가 혼돈과 헌정 훼손 상태로 끌려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 규탄했다.
미국도 이번 공격에 대해 “명백한 테러”라고 비난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총리가 해를 입지 않아 다행스럽다. 우리는 이라크 정부의 심장부를 겨냥한 이 명백한 테러 행위를 강하게 규탄한다”며 “이라크 보안군과 긴밀히 연락하며 이번 공격의 조사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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