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시장 당선인이 초기 급여를 비트코인으로 받겠다며 가상화폐 산업 지원을 선언했다. 애덤스 당선인은 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시장이 되면 첫 3개월 급여를 비트코인으로 받겠다"라고 말했다. 사진은 이틀 전 시장 당선이 확정된 애덤스 당선인이 뉴욕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모습. /사진=뉴욕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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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노트] 암호화폐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따라 세계 각국과 주요 도시들이 앞다퉈 관련 시장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가장 최근 화제를 모은 곳은 미국 뉴욕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시장 당선인은 트위터를 통해 "시장이 되면 첫 3개월 급여를 비트코인으로 받겠다"며 암호화폐 산업 지원 방침을 밝혔다.
애덤스 당선인은 "뉴욕은 가상화폐 산업과 그 밖에 고속 성장하는 혁신 산업들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얼마 전 미국 마이애미가 먼저 보여줬다. 최근 재선에 성공한 프랜시스 수아레스 마이애미 시장이 트위터에 "두 번째 임기 첫 월급을 100% 비트코인으로 받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후 애덤스 당선인은 3개월 치 급여를 비트코인으로 받겠다고 반응함으로써 뉴욕의 암호화폐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적극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사람의 의지를 고려할 때 뉴욕과 마이애미는 미국 내 암호화폐 중심지를 두고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현재로선 마이애미가 한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수아레스 시장은 마이애미시 노동자들의 임금을 비트코인으로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강력한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2일 블룸버그 테크놀로지와 가진 인터뷰에 따르면 수아레스 시장은 임금 지급뿐 아니라 세금과 수수료 납부 또한 비트코인으로 할 수 있도록 허용해줄 것을 시의회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 산업 육성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으로 꼽으면서 마이애미를 미국과 전 세계의 암호화폐 수도로 차별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미 마이애미시는 지난 8월 자체 암호화폐인 '마이애미코인(MIA)'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암호화폐 시장 친화적 정책 덕에 마이애미로 이전하는 관련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유명 암호화폐 관련 행사도 마이애미에서 개최되고 있다.
CNBC는 애덤스 뉴욕시장 당선인이 후발주자로서 미국 내 '암호화폐 수도' 자리를 놓고 마이애미와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덤스 당선인은 지난 3일 블룸버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수아레스 시장과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며 뉴욕시도 마이애미코인 출시와 비슷한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향후 뉴욕시가 암호화폐에 친화적인 도시로 빠르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미국은 이러한 움직임 덕에 올해 '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지'로 자리 잡은 데 이어 글로벌 암호화폐 거점 도시들까지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암호화폐 채굴 산업부터 투자와 개발 등 다양한 관련 산업군의 기업까지 미국으로 끌어모으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은 독보적 코인 채굴지였던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렸다. 많은 채굴업자들은 중국을 탈출해 미국으로 향했다.
케임브리지대 대안금융센터(CCAF)의 '비트코인 채굴 지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해시레이트·연산 처리 능력) 점유율은 66.9%에 달했다. 당시 미국 점유율은 4.2%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국 점유율은 올해 5월 34.3%로 낮아졌고, 두 달 후인 7월에는 미국(35.4%)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세계 비트코인 채굴 시장의 급격한 지형 변화는 '중국이 비트코인 시장을 지배한다'는 기존 관점을 완전히 바꿔놓는 결과를 낳았다.
암호화폐 시장 선점을 노리고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국가는 미국뿐이 아니다. 아시아에선 싱가포르가 대표적이다.
지난 1일 싱가포르통화청(MAS)의 라비 메논 이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산업이 어떤 식으로든 도약할 때 우리는 선두주자가 되길 원한다"며 "이 부문에서 일자리 및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다른 경제 분야가 얻을 수 있는 잠재 혜택도 금융 분야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메논 이사는 또 "암호화폐 기반 활동들은 기본적으로 미래에 대한 장기 투자이지만 현재는 그 형태가 명확하지 않다"고 평가하면서도 "이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싱가포르는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했다. 그는 "게임에 일찍 뛰어들어야 우리가 앞서나갈 수 있고, 잠재적인 이익과 위험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이나 마이애미, 싱가포르 외에 유럽의 스위스, 몰타 등도 암호화폐 시장 선점을 위해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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