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앤 디자이어'전 12월 26일까지
영국 낙서 아티스트로 유명한 미스터 두들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방탄소년단. 채지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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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싸이, 남산타워, 태극기…’
이 모두가 가로, 세로 2m가 넘는 대형 캔버스에 담겨 있다. 한국적 소재를 숨은 그림 찾듯 뒤지게 되는 이 그림은, 낙서 아티스트로 잘 알려진 영국의 미스터 두들의 ‘MLT Live’. 지난 2019년 그가 국내 공영방송에 출연해 그린 그림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애비뉴엘 6층 아트홀에서 미스터 두들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인기가 뜨거운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 ‘아트 앤 디자이어(ART & DESIRE)’가 열리고 있다.
미스터 두들이 작업하고 있는 모습. 그는 마음 내키는 대로 거침없이 선을 그어 내려가며 그림을 완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롯데 애비뉴엘 아트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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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스터 두들의 작품이 많다. 동물, 스마일 등이 그려진 손바닥만 한 작은 작품부터 100호가 넘는 대형작까지 다양하다. 첨성대 등이 그려진 ‘사이언스 페스티벌(Science Festival)’을 포함해 한국 문화가 담긴 그림을 살펴 보는 재미가 있다. 사이언스 페스티벌은 지난 2019년 대한민국 과학축제에 참석한 작가가 한국의 과학기술을 주제로 현장에서 그려낸 퍼포먼스 작품이다.
안드레 사라이바의 작품. 안드레 사라이바는 한쪽 눈은 동그라미, 다른 눈은 엑스로 표시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롯데 애비뉴엘 아트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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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처럼 보이는 작품들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1970년대부터 미국 뉴욕에서 그래피티를 시작, 뉴욕시 그래피티 그룹 ‘더 소울 아티스트(The Soul Artist)’의 창립 멤버이기도 한 에릭 헤이즈의 ‘뉴 매스매틱스(New Mathematics)’, 호텔 및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업가이면서 예술가로도 활동하는 스웨덴 태생의 프랑스 작가 안드레 사라이바의 ‘네온 핑크 드로잉 8(Neon Pink Drawing 8)’ 등이다.
데이비드 슈리글리의 설치작 '뱀'. 롯데 애비뉴엘 아트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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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대표적인 팝 아티스트인 데이비드 슈리글리의 유쾌한 설치 작품도 눈길을 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똬리를 뜬 뱀을 귀엽게 형상화한 조각을 선보였다. 그 옆에는 “당신은 외롭지 않아도 된다. 이 뱀을 친구 삼으면 된다”라고 적힌 나무 상자가 놓여 있다. 뱀 조각을 나무 상자에 넣어 가지고 다니라는 건데, 반려동물처럼 동행할 수 있는 ‘반려작품’을 구상한 것이다.
앞서 데이비드 슈리글리는 지난 2016년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설치한 ‘륄리 굿(Really Good)’을 통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엄지척’ 모양을 본뜬 이 조형물은 엄지 손가락을 유독 길게 표현한 게 특징이다. 이번에 전시된 뱀 작품은 언뜻 보면 이 작품과 닮아 있다.
트레이시 에민이 네온사인으로 만든 작품. 롯데 애비뉴엘 아트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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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시 에민은 자신의 글씨체를 네온사인으로 그대로 옮겨 작품화한 설치작 ‘당신을 향한 미친 욕망(An Insane Desire For You)’을 선보였다. 영국 대표 현대미술 작가로 자리 잡은 트레이시 에민은 화려하면서도 저속하고, 쓸쓸하면서도 위안을 주는 소재인 네온사인을 줄곧 사용해왔다.
이 밖에도 오래된 가구 공장의 외벽과 더 이상 쓰지 않는 물탱크 등에 그림을 그려 새로운 도시의 풍경을 제안해온 부부 작가 댑스밀라의 회화 작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어 40만 명을 보유한 펠리페 판토네의 디지털 풍경을 담은 CD 형태의 설치작, 시대 비판적 성향을 가진 듀오 아티스트 페일(faile)의 작품, 일본 팝아트의 거장 다카시 무라카미의 조각 및 판화 작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올해 12월 26일까지.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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