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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슈 메타버스가 온다

메타버스가 넥스트 인터넷?…'4가지' 있어야 현실이 된다[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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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계 '블루오션' , 2022년 실감형 콘텐츠 시장 8.5조대 성장 예상

장비-통신속도 개선, 보안 강화, 사회적 기반 조성 등 과제도 산적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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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는 넥스트 인터넷이다." 최근 '메타'로 사명을 바꾼 페이스북이 내건 구호다.

메타버스는 실제 코로나19 팬데믹(글로벌 대확산) 상황과 첨단 ICT 발달로 급속히 차세대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 방역을 위한 비대면 활성화, 가상현실(VR)ㆍ증강현실(AR) 등 관련 기술의 성숙, 가상 세계에 익숙한 Z세대의 등장 등의 요인으로 메타버스는 디지털 세계의 새로운 블루 오션이 됐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여러가지 한계로 게임, 회의, 공연, 강연, 원격 수업ㆍ교육 등 단순한 용도에 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메타버스는 어디 가는 버스?

아직까지 일부 세대에는 익숙치 않은 개념이다.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 세계란 뜻의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한마디로 온라인 속 가상 세계를 구축해 그 안에서 아바타를 이용해 각종 현실의 활동들을 그대로 실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말한다. 기존의 단순 기술ㆍ단일 서비스 차원이었던 VR, AR 기술이 빨라진 통신 속도 덕에 확장ㆍ진보돼 웹ㆍ인터넷 등 가상세계와 현실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있다. 30년전 SF장르소설에서 처음 등장하는 등 사실은 오래전부터 구현된 개념이다. 국내에서도 1998년 사이버 가수 ‘아담’이 데뷔하고, 2000년대 초반 싸이월드의 ‘미니 홈피’ 꾸미기가 유행하는 등 이미 메타버스의 초기 단계를 경험했다. 5G 기술의 확산, 실감도와 몰입도를 높이는 가상현실 기술의 발달, 구글ㆍ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대대적 투자로 인한 디바이스ㆍ콘텐츠 개선 등에 힘입어 디지털 세계의 ‘대세’로 떠올랐다. 특히 팬데믹 사태로 비대면 시대가 급속히 도래하면서 단순 일방 중계를 넘어 상호 작용이 가능한 메타버스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급증했다. 어린 시절부터 온라인 게임ㆍ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익숙해 가상 세계를 쉽게 받아들이는 Z세대들이 주요 소비층으로 등장한 것도 성장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카드사가 가상 여성 모델을 CF에서 활용해 ‘대박’을 내는 등 이미 게임ㆍ유통ㆍ광고업계에선 Z세대 대상 마케팅에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의 3D 기반 아바타앱 ‘제페토’ 서비스, 미국의 로블록스 게임, 마이크로소프트(MS)의 혼합현실 플랫폼 메시(Mesh), 엔비디아의 ‘엔비디아 옴니버스’ 등이 대표적 메타버스 플랫폼들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적극 투자하고 있는데 페이스북이 최근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면서 메타버스가 ‘넥스트 인터넷’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SK텔레콤이 순천향대와 함께 국내 최초로 메타버스 입학식을 개최했다. 카이스트가 유망 기술 설명회를 메타버스로 열기도 했다. 인천시가 지난해 9월 메타버스 기반 온라인 게임 마인크래프트에 가상의 인천공항을 만들어 홍보에 톡톡한 효과를 보기도 했다.

메타버스의 핵심인 VRㆍARㆍMR 등 가상현실 기술(XR)은 점차 성숙 단계에 들어가면서 시장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XR 시장 규모는 2019년 78억9000만달러(약 8조5600억원)에서 2024년 1368억달러(약 150조3400억원)으로 5년간 연평균 76.9% 씩 급속 성장할 전망이다. 실감형 콘텐츠 시장도 2019년 약 170억달러(약 19조원)에서 2022년 624억달러(약 70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 해결해야 할 과제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신 속도, 장비의 성능, 보안 강화, 사회제도적 기반 조성 등이 메타버스 ‘탑승’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전세계적으로 5G가 도입되기 시작했지만 현실적인 네트워크의 속도는 3~4G 시대에 머무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그나마도 ICT 인프라가 갖춰진 도시 지역에서나 100Mbps 이상의 속도로 비교적 안정적 메타버스 이용이 가능한 실정일 뿐, 조금만 벗어나 시골로 가면 그 이하로 느려져 서비스가 불안정해진다. 김일중 한국과학기술원(KASIT) 제조 AI 빅데이터센터장은 " 데이터의 수로가 되는 네트워크가 있어야 한다. 5G 정도는 되어야 원활한 활용이 가능한 데 지금은 약속된 속도의 반도 안 나온다. 특히 해외는 상황이 더 안 좋다"면서 "6G 시대가 되는 등 네트워크의 발전이 동조화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장비가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두껍고 무거운 안경과 콘트롤러를 착용해야 하며, 심지어 대부분 유선이어서 이동 반경이 한정되는 등 한계가 많다. 아직은 뇌를 완전히 속이지 못해 몰입도나 현실성도 떨어진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BCI) 등 관련 기술과의 융합이 필수다. 박성훈 디지포레 대표는 "몰입형 메타버스를 실현하면 실제 현장에서 처럼 직접 체험하는 것들이 가능하다"면서 "장비와 디바이스의 성능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나중에는 뇌와 직접 연결해 감각을 속이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안 강화 및 사회적 기반 확보도 커다란 숙제다. 메타버스가 그야 말로 ‘가상 현실’이 돼 모든 활동이 가능해질 경우 개인 및 기업 등의 정보가 강력히 보호되어야 하는 것은 필수다. 블록체인이나 디지털 트윈 등의 기술 발달이 동반되어야 한다. 가상 세계에서 벌어진 일상 생활, 경제적ㆍ사회적 활동 등을 실제 현실에서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도 숙제다. 김 센터장은 "메타버스는 보안이 무너지면 실패하게 될 것"이라며 "금융 거래 이상의 보안이 필요하며 지금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활용한 연구가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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