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권, 공과 말하며 "전두환과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6일 노 전 대통령이 역사의 죄인이지만 "전두환 씨 행보와는 다르다"며 애도를 표했다. 이후로도 여당은 노 전 대통령의 공과를 모두 인정하며 전 전 대통령과는 다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부와 여당은 공통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과오를 언급하면서도 성과를 인정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역사적 과오가 적지 않지만 성과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27일 빈소를 찾아 "빛과 그림자가 있는 것"이라면서도 "결코 그 빛의 크기가 그 그늘을 덮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28일 CBS라디오에서 "노 전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은 완전히 다른 케이스"라고 말했다.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 국가장이나 국립묘지 안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본인이 용서를 구한다는 유언도 남겼고 유족들도 5·18 관련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2. 야당, 공에 비중 두며 차별점 강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 다르게 추징금을 납부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했다. 전 전 대통령 일가와 달리 평가될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추징금을 완납하지 않은 전 전 대통령과 다르다는 거다.
공과를 모두 언급했던 여당 측과 다르게 야당 측은 노 전 대통령의 성과를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고인에 대한 평가가 다를 수 있겠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대한민국에 큰 족적을 남긴 분"이라고 했고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은 6·29선언을 통해 민주화 길을 열었다"고 밝혔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날 우리가 빠르게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상당한 기반을 갖추게 하신 분"이라며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외교에 대해서는 커다란 족적을 남기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북방외교를 개척해 대한민국의 소명을 제대로 완수하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3. 여당은 중도·보수, 야당은 호남 의식
여당이 노 전 대통령의 과와 함께 공을 인정한 건 중도·보수층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당선될 당시엔 탄핵 때문에 유권자 중에서 진보가 급증했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진보가 줄고 중도와 보수가 많아졌다. 여당이 대선을 앞두고 이들 유권자를 의식했다는 거다. 다만 이 수석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국가장 결정에 대해 전 전 대통령과의 차이를 두며 "특별한 의도는 없다"고 했다.
보수 야권이 전두환과 선 긋기를 하는 건 호남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차이를 둔 것은 국민의힘이 보수 정당으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의미한다는 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역대로 호남분들의 지지를 받았던 적이 없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가능한 배제하려고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윤 전 총장의 '전두환 발언' 여파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4. "왜 전두환이 기준이냐" 반발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국가장 결정, 전 전 대통령과 차이를 두는 것에 대한 반발도 있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28일 상무위원회에서 "일부에서는 그가 전두환 씨와 다르다는 이유로 달리 평가해야 한다고 하지만 전두환 씨는 민주주의의 기준이 아니다"며 "전두환 씨와 비교하면서 그는 다르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지켜온 시민들에 대한 모독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조롱"이라고 주장했다.
27일 민주당 광주지역 의원(민형배, 송갑석, 윤영덕, 이병훈, 이용빈, 이형석, 조오섭)은 "역사적 단죄가 끝나지 않은 노태우의 국가장을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김지은·윤시연 인턴기자/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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