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제보. 대봉(곤봉) 등 6종의 무기 제작법과 조련술이 담겨 있다. 문화재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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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무예서로 알려진 '무예제보'가 보물로 지정될 예정이다. 강원도 삼척시에 위치한 '삼척도호부 관아지'는 사적으로 지정된다.
29일 문화재청은 선조 때인 1598년 문인 관료 한교가 왕명을 받아 편찬한 무예기술에 대한 지침서 무예제보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무예제보는 명나라 군대의 전술을 참조해 무기 제조법과 조련술을 군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과 함께 한글로 해설을 붙여 간행한 무예서다. 임진왜란(1592년)과 정유재란(1597년) 등 잇달아 전쟁을 치르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군사훈련이 필요한 상황에서 나왔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수원화성박물관 소장 무예제보는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조선 전기 무예 관련 서적으로 희소성과 역사성을 인정받았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무예서 가운데 가장 먼저 편찬됐으며, 조선 후기 무예서 간행에 많은 영향을 끼쳐 우리나라 무예사 연구를 위한 귀한 자료라는 점에서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화재청은 무예제보 외에도 고려·조선 시대 전적과 불교조각, 괘불도 등 6건에 대해서도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대구 용문사 소장 '대승기신론소 권하'는 조선 시대 대승기신론 주석의 내용과 간행 양상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자, 지금까지 알려진 유일본으로 불교학, 서지학적 가치가 큰 것으로 판단됐고, 11세기에 완성된 고려 초조대장경에 속한 경전인 법장사 소장 '초조본 아비달마대비바사론 권175'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권175의 유일본으로서 희소가치가 있고 초조대장경판 조성 불사의 성격과 경전의 유통 상황 등을 파악하는 데 중요 자료로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조 시기인 1457년 국왕이 강진 무위사의 잡역을 면제하도록 명한 국가의 공식 교지 문서인 '강진 무위사 감역교지'는 세조의 서명이 남은 조선 초기 고문서로 조선 전기 국왕 발급 문서양식 연구를 위한 중요한 자료로, '강릉 보현사 목조문수보살좌상'은 현존작이 많지 않은 고려 후기~조선 초기의 불상 연구에 이바지할 작품으로서 보물로 지정해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1649년 불석의 산지였던 어천(현재 포항 오천읍)에서 돌을 채석해 조성하고 배를 이용해 신흥사까지 옮겨 온 사실이 적혀 있어 제작지와 운반 경로를 구체적으로 밝힌 첫 사례 '울산 신흥사 석조아미타여래좌상',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며 복장물, 괘불함 등을 갖춰 완전성이 돋보이는 '서울 흥천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도 포함됐다.
이 밖에도 문화재청은 강원도 삼척시에 있는 '삼척도호부 관아지'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이곳은 조선 시대 삼척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도호부 관아 유적으로서 역사적, 학술적 가치를 인정 받았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무예제보 등 7건은 보물로, 삼척도호부 관아지는 사적으로 최종 지정할 예정이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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