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콩고 여성 성착취한 WHO에 잠정 지원중단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유럽연합(EU)이 현지 여성을 성 착취한 것으로 밝혀진 콩고민주공화국 내 세계보건기구(WHO) 보건 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 WHO가 직원들의 성폭력을 적절히 처리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7일 WHO에 서한을 보내 에볼라와 코로나19 대응을 포함해 WHO가 민주콩고에서 운영 중인 5개의 보건 프로그램에 자금 지급을 잠정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지급 중단되는 지원금은 2070만 유로(약 280억원)다.

앞서 WHO의 독립 위원회는 2018∼2020년 민주콩고의 에볼라 대응 과정에서 83명이 현지 여성이 성적으로 학대받았고 WHO 직원 약 20명도 학대에 가담한 것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EU 집행위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 보낸 서한에서 "민주콩고에서 벌어진 일의 심각성에 대해 극도의 우려를 표현한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와 보상을 확약할 것과 민주콩고에서 이뤄지는 WHO의 채용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줄 것을 요구하다"고 했다.

이어 "성착취 사건에 연루된 직원들이 유엔이나 구호단체에 재고용되지 않도록 합당한 조치를 취하고 사건과 관련된 의혹을 부실하게 처리하는 데 책임이 있는 WHO 직원들도 독립적으로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외신은 "EU가 민주콩고에 자금 지원을 중단한 것은 연임을 노리는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민주콩고에서 일어난 성폭력과 관리 소홀에 추가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외교적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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