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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는 저축銀 대출 여력···서민 자금줄도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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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저축은행 활로찾기]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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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기관의 대명사 상호저축은행(이하 저축은행)이 규제에 가로막혔다. 강화된 가계대출 관리방안으로 대출영업 창구 문이 닫힐 가능성이 커졌다. 공격적으로 전개했던 예·적금 고객 모집도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저축은행의 영업 축소는 중저신용자들의 유동성 절벽과 제도권 이탈을 야기할 수 있다. 잔액 자체가 크지 않고 서민 생활 실수요 자금원으로 대부분 활용되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준하는 규제 적용에 저축銀 불만…중소신용자 자금줄 이던 '중금리대출' 감소 우려

26일 금융위원회는 2금융권의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기준을 60%에서 50%로 강화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당초 은행권과 같은 40%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던 전망과 비교하면 덜 강화된 기준이다. 그래도 영업위축은 불가피하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정부는 올해 저축은행 업계 가계대출 증가율을 21.1%로 정했다. 5~7% 사이인 다른 금융업권보다 여유있는 한도처럼 보인다. 그러나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잔액은 36조원이다. 1000조원이 넘는 시중은행의 3% 정도다. 절대적인 추가 대출 허용 액수가 결코 많지 않다.

업계는 중저신용자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중금리 대출 감소를 가장 우려한다. 2016년까지만 해도 3%였던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비중 2019년 14.6%, 2020년 30%, 올해 상반기 33.2%로 증가했다.

법정 최고금리가 2018년 연 27.9%에서 20%로 낮아지면서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대출 마진을 포기하고 중금리 대출을 늘리는 전략을 택한 영향이 컸다. 저축은행에 적용됐던 '중금리 대출 인센티브'도 한몫 했다. 이는 정부가 정한 기준에 맞춰 중금리 대출을 집행하는 금융사에 중금리 대출 금액만큼을 총량규제에서 빼주는 제도다.

그런데 저축은행은 올해 인센티브 적용대상에서 빠졌다. 대출 가용 절대 금액이 적은 상황에서 인센티브가 없어지니 중금리 대출 공급도 같이 줄 수 밖에 없다. 중금리 대출 자금줄이 말라가면 주요 차주였던 서민과 중저신용자들은 더 높은 이자를 주고라도 당장 돈 빌릴 곳을 찾게 된다. 지난 1분기 자영업자 비은행권 대출 증가율이 저축은행은 27%인데 반해 대부업과 기타 사금융이 71.8%에 이르게 된 이유다.


저축銀 '원죄' 있지만 10년 전과 건전성 비교불가…"중저신용자 생활자금 창구 역할 인정해야"

물론 당국이 저축은행 가계대출을 핀셋관리 하는 건 과거의 트라우마가 있어서다. 2011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에 따른 도산과 사주의 특수관계인과 얽힌 대출비리 스캔들이 곳곳에서 터졌던 '저축은행 사태'가 그것이다.

그러나 저축은행 업계의 성장과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에 의한 풍선효과 등의 영향으로 저축은행의 대출 건전성은 그 어느 때보다 개선돼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저축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3.2%로 지난해 말 3.3%보다 1%포인트 나아졌다. 10년 전 저축은행 사태 당시 부실 저축은행들이 40% 넘는 연체율을 보인 것과는 거리가 있다. 돈 떼일 염려가 적은 고신용자 유입이 크게 는 것도 눈에 띈다. 900점 이상 고신용자의 저축은행 신용대출잔액은 올해 상반기말 기준 181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1%가 뛰었다.

전문가들은 서민들을 제도권 금융의 울타리 안에 두기 위해 중금리 대출 인센티브라도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낸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정부가 2금융권 대출에 대해 규제 여유를 주고 인센티브를 부여했던 건 중저신용자들의 생활자금으로 이용되는 창구 역할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며 "총량 규제와 가계대출 억제에 매몰돼 서민 급전 창구를 자처했던 저축은행에 너무 높은 규제 잣대를 들이대는 게 맞는 정책 방향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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