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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중국은 지금] 2021년 중국경제는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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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사)중국경영연구소 소장

이투데이

요즘 국내외 매체에서 중국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 차원의 운송인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공급망 대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 세계 공장인 중국의 전력난, 헝다그룹의 디폴트 위기로 중국경제 하방압력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의 평균 전망치인 5%대 초반보다 밑도는 올해 3분기 중국 경제성장률 4.9%가 발표되면서 중국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과연 그럴까? 결론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중국과 일본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자본시장이 개방된 상황에서 1985년 미국과 플라자 합의로 엔화절상과 수출경쟁력 약화로 시작된 것이다. 중국이 자본시장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최근 중국경제 성장 둔화를 어떻게 봐야 할까? 우선 중국경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2가지 경제 체질의 특징과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 하나는 GDP 대비 산업별 비중의 변화이다. 2021년 상반기 기준 중국 GDP 대비 1차, 2차, 3차 산업의 비중을 보면 각각 6%, 40.5%, 53.5%로 제조업보다 서비스업 비중이 훨씬 높다. 다른 하나는 수출, 투자, 소비 3대 요소가 중국경제 성장률에 어느 정도 이바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수출, 투자, 소비가 경제성장에 이바지하는 비중을 보면 각각 19.1%, 19.2%, 61.7%이다. 소비가 중국경제 성장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3분기 경제지표를 통해 수출, 투자, 소비의 내부 상황을 살펴보자. 첫째, 수출은 3분기까지 양호하지만 4분기에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수입상들이 중국의 전력난 및 물류대란 우려로 크리스마스 물품 등 사전주문 효과와 코로나로 인해 동남아에 있는 공장 셧다운으로 인해 중국으로 수입처를 옮기면서 9월 수출액의 경우 전년동월 대비 25.6% 성장하며 올해 최고수준을 달성했다. 그러나 4분기의 경우 원자재 가격 급등과 운송료 상승으로 인해 컨테이너 운임비용이 수출단가에 반영되면서 수출경쟁력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3분기에 반영되지 못한 전력난 사태와 효자 수출상품이었던 코로나 방역물자도 전 세계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4분기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수주와 신규수출주문지수를 반영하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 이하인 위축 국면이고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최근 급등하고 있다.

둘째, 민간투자 중심으로 완만하게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전체 3분기 고정자산투자액은 약 40조 위안(약 7339조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고정자산투자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와 함께 중국의 실물경제를 판단할 수 있는 핵심지표라고 볼 수 있다. 제조업, 부동산, 인프라 투자를 포함해 금융, 환경, 교육 등 서비스 투자까지 사회 전체의 투자 규모를 이해할 수 있는 지표이다. 그 중에서 고정자산투자의 3대 핵심인 제조업, 부동산, SOC 인프라 투자 지표를 살펴보면 제조업 투자가 전년동기 대비 14.8% 증가했고, 부동산 개발투자도 8.8% 증가했다. 반면 정부의 인프라 투자는 단지 1.5%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민간투자가 9.8% 증가하면서 정부가 아닌 민간투자가 주도했다. 특히 하이테크 제조업 투자가 전년동기 대비 25.4% 증가해 다른 업종 대비 높은 투자가 이루어졌다. 중국경제의 체질이 전통 제조업에서 하이테크 제조업으로 점차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셋째, 중국 경제성장의 핵심인 소비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진행한 엄격한 사회통제가 지속적인 소비 부진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저효과로 인해 3분기 전체 소매판매액이 전년동기 대비 16.4% 증가했지만, 9월 한 달 소매판매 증가율만 보면 4.4% 정도 증가하여 적신호가 켜졌다. 다행히 전체 3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6%로 잘 제어되고 있는 상태다. 중국 소비자물가지수의 핵심인 돼지고기 가격이 전년동기 대비 28% 하락하며 물가상승을 끌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4분기 중국경제의 향방은 크게 소비 진작과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해 경제 하락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10월 국경절 연휴, 11월 광군제 쇼핑데이를 통한 민간소비 확대와 디지털 위안화 소비쿠폰 발행 등 다양한 소비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만약 경기 하방이 본격화되면 미뤘던 국채 발행을 통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경기 부양을 지탱해 나갈 것이다. 올해 중국경제 성장률은 중국 정부가 제시한 6% 이상을 넘어 순조롭게 7.5% 이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6% 이상 경제성장을 해야 하는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공산당 리더십의 바로미터인 실업률을 낮추고 고용 창출을 확대해야 하는 중압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가장 든든한 후원군이라고 볼 수 있는 대학 졸업자 취업률을 높여야 한다. 전체 3분기 실업률은 4.9% 수준이지만 16~24세인 인구의 실업률이 14.6%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 경제통상관 및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했다. 또한 미국 듀크대학에서 교환교수로 미중관계를 연구했다. 현재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 중국경영연구소장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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