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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시안 경제가 빠르게 식는다" 코로나로 중국 '동진서퇴'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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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3분기 지역별 GDP 성적표 공개

산시 경제성장률 '꼴찌서 둘째'···저장·장쑤 등 '약진'

코로나 장기화로···투자 주도 경제성장 '직격탄'

'경제 우등생' 하이난성···자유무역항 지원 효과

아주경제

산시성 시안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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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부대개발 중심 도시 중 하나인 시안(西安) 경제 성장 엔진이 빠르게 식고 있다. 시안이 소재한 중국 산시(陝西)성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중국 29개 성·시·자치구 중 꼴찌에서 둘째였다. 시안을 비롯한 서부 지역 경제는 부진한 반면, 동부 연해 지역 경제는 왕성했다. 25일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코로나19 장기화 속 서부 지역 경제의 결함이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산시 경제성장률 '꼴찌서 둘째'···저장·장쑤 등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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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까지 시짱티베트자치구·신장위구르자치구를 제외한 중국의 나머지 29개 지방정부가 현지 경제 성장률을 발표했다.

이중 산시성의 올해 1~3분기 누적 경제성장률은 7%로, 중국 전체 평균치(9.8%)에 한참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산시성보다 성장률이 낮은 곳은 칭하이성(6.7%) 한 곳 뿐이었다. 산시성의 앞서 상반기 성장률도 10.2%로 꼴찌에서 넷째였다.

산시성 뿐만이 아니다. 중국 서부지역 경제 성장률은 대체적으로 동부 연해 지역에 비해 크게 부진했다. 1~3분기 중국 성장률 상위 10위권 지역에 서부 지역 중에선 충칭(9.9%) 단 한 곳만 포함됐을 뿐이다.

10년 가까이 전국 경제성장률 3위권에 들었던 구이저우성과 내륙 소비도시 청두가 소재한 쓰촨성도 성장률이 각각 8.7%, 9.3%에 그치며, 전국 평균치에 못 미쳤다.

반면, 하이난(12.8%), 저장(10.6%), 장쑤(10.2%), 베이징(10.7%), 산둥(9.9%), 상하이(9.8%), 광둥(9.7%) 등 동부 연해 지역 경제 성장률은 서부 지역과 비교해 뚜렷한 우위를 보였다.

코로나19가 발발한 지 2년이 다 돼 가는 가운데 중국 경제성장 엔진이 중서부 지역에서 다시 동부 연해 지역으로 옮겨오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시짱·구이저우·충칭 등 서부 지역이 성장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것과 비교된다.
코로나 장기화로···투자 주도 경제성장 '직격탄'

이러한 배경엔 기저효과가 작용한 부분도 있다. 쩡사오닝 산시성경제학회 부회장 겸 시안석유대 교수는 제일재경일보를 통해 서부 지역은 동부와 비교해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해 성장률이 높았다며 이로 인한 기저효과로 올해 서부 지역 성장률이 대체로 낮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기저효과를 감안해 지난해와 올해 2년 평균치로 계산한 성장률도 산시성은 4.1%로, 같은기간 저장(6.4%), 장쑤(6.3%), 산둥(5.8%) 등 동부 지역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서부 지역에서 소비, 투자가 부진한 게 성장률 둔화 배경이 됐다. 올해 1~3분기 산시성과 구이저우성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각각 -3.1%, -9.4%였다.

이샤오광 충칭 종합경제연구원장은 “서부 지역은 그동안 중국 국내외 산업 이전으로 발전해 왔다”며 “하지만 코로나 장기화로 대규모 외부 투자 유치를 지속할 수 없게 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게다가 서부 지역은 동부에 비해 평균 소득 수준도 낮아 소비 회복세가 더뎠다.

반면, 동부 연해 지역은 소비도 빠르게 회복된 데다가, 글로벌 팬데믹(대유행) 속 중국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제조업 중심으로 지역 경제 활동이 활발히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푸이푸 쑤닝금융연구원 고급연구원은 "(서부 지역은) 주민 소비, 신인프라 추진 등 방면에서 착수해 내수시장을 강화해야 한다"며 "동시에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등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기술 개발, 디지털 전환 등으로 투자·생산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우등생' 하이난성···자유무역항 지원 효과

한편 중국 최남단 하이난성의 올 1~3분기 경제성장률은 12.8%로 중국 전국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가 큰 폭으로 작용한 후베이성(18.7%) 다음으로 높았다.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사실상 하이난성이 올 상반기 중국 경제성장률 1위로 올라선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해와 올해 2년치 평균으로 계산한 하이난성 성장률은 6.8%로 전국 1위다.

중국 당국의 자유무역항 지원책이 하이난성 경제 성장의 일등 공신이었다. 덕분에 투자·수출입 등이 크게 늘고, 면세점이 활황을 띠며 소비가 급증해 지역 경제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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