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온라인 중간고사 '중단'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도 한때 운영 중단
25일 정오 무렵 점심 장사를 앞둔 대구의 한 음식점에서 종업원이 작동을 멈춘 포스기를 만져보고 있다. 2021.10.2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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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이승환 기자,윤다정 기자,김도용 기자,정진욱 기자 = 25일 오전 전국 KT 유무선 인터넷망에 발생한 장애로 데이터 전송이 멈추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11시20분쯤 시작한 '먹통 사태'로 KT망을 사용하는 개인뿐 아니라 기업, 매장이 두루 불편을 겪었다.
자영업자들은 가게 포스기가 먹통이 돼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한 상점 주인은 "KT 인터넷망을 쓰는데 포스기와 카드기가 정상 작동을 하지 않았다"며 "난감했다"고 말했다.
점심 장사를 망친 음식점 주인들은 공동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공동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일과 관련한 고충을 직접 호소해 오는 소상공인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원이나 외부에서 통신망을 활용해 근무하는 회사원들의 불편도 이어졌다. 한 회사원은 "카페를 다섯 곳 정도 헤매다 SKT 와이파이를 쓰는 카페에 들어가 업무를 처리했다"며 "KT는 전화도 끊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온라인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불만을 토로했다. 대학생 김나영씨(23)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비대면 시험이 예정돼 있어 책상 검사를 하던 중 학생들이 화면에서 사라졌다"며 "시험이 다음주로 미뤄져 중간고사를 3주간 보게 생겼다"고 했다.
초중교에서도 불편이 이어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KT 통신망을 이용하는 12개 시·도 교육청 7742개 학교·유치원·기관에서 인터넷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KT 인터넷망을 사용하는 학교나 학생들은 원격수업 접속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대면수업에서도 인터넷 자료 활용이 제한돼 교사와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서울 한 초등학교 교사는 "대면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인터넷이 중간에 멈춰 영어 오디오 자료를 사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병원과 약국도 인터넷 접속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산시스템이 한때 마비됐다. 특히 카드결제가 되지 않아 현금이 없는 경우 정상화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회사원 정지영씨(23)는 "병원에 간 동료가 카드리더기 오류로 결제를 못해 다른 동료가 현금을 챙겨 병원까지 다녀왔다"며 "회사도 KT망을 빌려 쓰다 보니 업무에 지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도 한때 운영이 중단됐다. 경기 부천시에 따르면 부천체육관과 송내체육관의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는 접수에 어려움을 겪었다.
증권사도 통신장애의 영향을 받았다. 일부 투자자들은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접속이 안 된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은 "KT 통신망 장애로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다"거나 "서비스 접속이 안된다"고 알렸다.
암호화폐거래소 빗썸과 업비트는 이날 장애로 신분증 및 계좌점유 인증, 원화 입출금 지연 및 계좌등록 이용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빗썸에서는 사이트 접속, 원화 입출금 및 계좌등록이 일시 지연됐다.
이날 낮 12시 온라인으로 열기로 한 삼성화재배 바둑대회 8강 첫날 대국도 하루 연기됐다. 이번 사태로 2018년 11월24일 KT아현지사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마포구와 용산구, 서대문구 등 일대 KT망 장애가 발생한 사건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었다.
KT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처음에는 디도스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 때문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측은 "KT에 이용자 피해현황을 조사하라고 했다"며 "사고원인 조사 후 재발방지대책 등 후속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KT 측이) 디도스가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고 했지만 다른 악성 프로그램이 침입했을 가능성도 있는지 살피게 했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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