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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베이징 동계올림픽 앞둔 중국에 닥친 트리플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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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 D-100일

코로나 확산세 심각... 11개 省市 광범위하게 발병

전력난 심화도 우려... 디지털 위안화 사용도 어려워

경제 성장 둔화 속 봉쇄·공장 가동 중단에 우려 커져

아주경제

성화 건네받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 주석 (베이징 로이터=연합뉴스) 차이치(蔡奇·오른쪽) 중국 베이징시 당서기 겸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주석이 20일 베이징에서 열린 성화 환영식에서 관계자로부터 성화를 건네받고 있다. 성화는 전날 그리스에서 채화돼 베이징으로 봉송됐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내년 2월 4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knhknh@yna.co.kr/2021-10-20 16:29:21/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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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 100일 카운트다운을 앞두고 중국에 악재가 겹쳤다. 사상 최악의 전력난과 경제 성장세 둔화 등으로 성공적인 대회 개최에 노란 불이 켜진 가운데 단체 여행객으로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세가 일주일 만에 베이징을 포함한 11개 지역으로 번졌다.

◆베이징, 엿새간 19명 확진자 보고… 마라톤·관광·포럼 등 대거 취소

25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전날인 24일 하루 동안 중국 전역에서는 무증상자를 포함해 모두 38명의 본토 확진자가 발생했다. 상하이를 떠난 7명의 관광객이 간쑤성과 네이멍구자치구, 산시 등을 여행한 후 16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그 여파가 열흘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확산 지역도 광범위하다. 간쑤와 닝샤, 네이멍구, 후베이, 후난, 허베이, 구이저우, 베이징, 산시, 윈난 등 일주일 사이 11개 지역으로 번졌다. 특히 내년 2월 4일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수도 베이징에서는 6일간 모두 1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따라 베이징은 경계 태세를 높이고 있다. 현지 주민에게 시를 벗어나지 말 것을 권고한 것은 물론이고, 여행 상품 판매도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된 지역을 14일 이내에 방문한 사람의 베이징 진입도 제한했다.

각종 대형 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코로나 사태 발생 후 약 2년 만에 처음 열릴 예정이었던 ‘2021 베이커 베이징 마라톤 대회’도 취소됐다. 이외 베이징 마라톤 엑스포, 아디다스 키즈런 등도 모두 연기됐고, 콘퍼런스나 포럼도 대거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베이징 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의 주요 관광지도 다시 문을 걸어 잠궜다. 간쑤성은 여행 명소와 공연장, 영화관 전시장을 폐쇄하기로 했고 네이멍구자치구도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전력난으로 디지털 위안화 상용, 푸른 하늘 올림픽 계획도 차질

지속되는 전력난도 성공적인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저탄소 성과를 과시하며 '올림픽 블루(푸른 하늘)'를 보여주겠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공언이 전력난으로 도전을 받게 됐다. 9월 이후 발생한 전력 대란이 전역으로 확산하자 당국은 어쩔 수 없이 최근 석탄 수입을 늘리고, 석탄 발전소 가동도 재개했다.

올림픽 개최 시기에 맞춰 디지털 위안화를 공식 도입 하겠다는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디지털 화폐는 전력망 기기의 직접적인 도움이 필요한 데 전력난으로 인해 이들의 정상적인 가동이 어려워졌다고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WSJ는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공식 도입하는 데 신중해지고 있다”며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때 공식 출시하려는 계획이 늦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 성장 둔화세 뚜렷한데.. 올림픽 개최 위해 또 다시 봉쇄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문제들이 모두 중국 경제 성장과 직결돼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코로나19가 휩쓴 지난해를 제외하면 중국에서 분기별 성장률이 집계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4분기 성장률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가운데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더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펼친다면, 이는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가뜩이나 살아나지 않는 소비 위축세가 더 심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은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2008년 하계 올림픽 당시 베이징 인근 공장 문을 대거 닫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오는 2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공장 가동이 줄거나 중단된다면 경제가 나빠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방역 체계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제로'라는 강력한 정책을 펴는 유일한 국가라고 꼬집었다.

곽예지 기자 yeji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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