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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절친 맷 데이먼-벤 애플렉, 또 한번 뭉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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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스트 듀얼’ 공동 각본 맡아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도 동참

원작 본 데이먼, 애플렉에 얘기 꺼내

“다양한 관점 차이 보여주는 영화”

“훌륭한 여배우가 섬세함 추가해”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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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절친 맷 데이먼과 밴 애플렉이 24년 만에 다시 의기투합해 각본 작업을 함께 한 작품 ‘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가 지난 20일 개봉했다. 두 사람이 신중하게 함께 써내려 간 각본에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관록이 더해진 작품은 중세 실화를 통해 오늘의 문제에 경종을 울린다.

데이먼과 애플렉이 ‘굿 윌 헌팅’ 이후 24년 만에 머리를 맞대게 한 영화의 매력은 뭘까. 이들은 최근 화상으로 진행 된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 출연해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두 사람과 함께 작업한 다른 각본가인 니콜 홀로프세너와 영화의 여주인공 조디 코머도 출연했다.

원작 먼저 본 데이먼 "좋던데…'하자 애플렉 “같이 쓸까”
영화의 원작은 2004년 출간된 에릭 제이거의 책 ‘최후의 결투: 중세 프랑스의 범죄, 스캔들, 결투 재판에 관한 실화’다. 결투 재판은 중세 유럽에서 증인이나 증거가 부족한 민사 사건 해결책으로써 두 당사자가 결투를 벌이게 한 후 승자에게 무죄를 선고하던 방식으로, 마지막 결투 재판의 주인공은 1386년 장 드 카루주와 자크 르 그리였다. 장은 노르망디 지역의 존경 받는 기사이자 귀족 혈통으로 여러 전장을 누빈 인물이다. 자크는 장의 친구로, 뛰어난 화술 덕에 피에르 달랑송 백작의 눈에 들어 장보다 더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된다. 반면 장은 자아도취적이고 무모한 성격 탓에 백작의 눈 밖으로 서서히 밀려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자크의 승승장구에 불편한 기색이 커지던 장은 지참금을 가져오는 마르그리트와의 혼인으로 반전의 기회를 다시 잡는다. 하지만 장은 전장에서 돌아온 어느 날, 마르그리트가 자크에게 능욕 당했음을 알게 된다. 당시 다른 여성들과 달리 마르그리트가 침묵 대신 진실을 택했기 때문이다. 평판을 잃는 수준을 넘어 남편에게 명예 살인을 당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진실을 밝힌 마르그리트의 용기는 당시로선 상상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결국 사건은 결투 재판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생생한 역사 속 실화는 데이먼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사건의 영화화 가능성을 알아본 데이먼은 ‘마션’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스콧 감독을 장대하면서 섬세한 연출의 적임자로 떠올렸고 각본은 직접 맡기로 했다. 애플렉과의 공동 각본 작업은 데이먼이 저녁 식사 자리에서 즉석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데이먼은 “책을 읽고 너무 좋아서 각본가를 찾고 있었다”며 “그 아이디어를 애플렉과 저녁을 먹던 중 이야기하자 애플렉이 ‘글쎄, 우리가 쓸까?'라고 말했고, 그리고 일이 뭐, 이렇게 돼버렸다"고 웃으며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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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관점 중요, 홀로프세너에 SOS

대신 두 사람의 의기투합 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데이먼은 “그 당시 남자들에 대한 기록은 꼼꼼하지만 여성들이 무엇을 하고 잇는지는 기록하지 않았다”며 “홀로프세너의 독창적 각본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홀로프세너는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색상에 노미네이트된 적 있는 실력 있는 작가다.

중세시대 철저하게 무시 되고, 간과 됐던 여성의 생각, 입장, 관점을 영화에 담아내기 위해 여성 각본가의 동참을 결정한 것이다. 영화에서 여성의 세계는 초반에는 완전히 무시되고, 간과 된다. 1막과 2막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다가 3막에 이르러서야 공개 된다. 이 같은 구성은 시대상을 잘 드러내는 동시에 영화의 메시지 전달 효과도 극대화한다.

애플렉은 조디 코머의 역할도 컸다고 전했다. 애플렉은 “대본은 그냥 그렇지만, 훌륭한 여배우가 섬세함과 뉘앙스의 차이를 더해줬다. 여러 관점들 사이의 차이점을 드러내 줬다”고 말했다. 데이먼 역시 “촬영 후 저녁 자리에서 코머와 함께 대본을 보곤 했다”며 코머에 감사함을 전했다. 관점의 차이와 균형감을 잡기 위해 애썼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영화는 같은 사건에 대한 장과 자크, 마르그리트의 서로 다른 시선을 따라간다. 세 인물의 기억은 예상대로 모두 다르다. 무엇보다 여성이 인간으로서 제대로 대우 받지 못했던 시절의 처참함과 인간적 용기를 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잘 드러난다. 러닝 타임 152분,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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