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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직후 수혈로 간암 걸린 소방관…대법 "위험직무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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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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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진압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소방관이 수술 과정에서 수혈을 받고 간암이 발생한 것에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 부상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봐야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의 유족이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위험직무순직유족급여청구 부지급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대법원은 "위험직무 수행 중 입은 위해가 직접적인, 주된 원인이 돼 A씨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는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이뤄지는데, 소방공무원이 사망할 경우 유족이 받는 보상은 생활 안정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어 위험직무 관련 순직공무원의 보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보상 범위를 확대했다"며 "요건을 판단함에 있어 이런 입법 목적과 개정 경위를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방관이던 A씨는 1984년 11월 불이 난 건물 2층 창문으로 실내에 진입하려다 감전돼 쓰러지면서 오른쪽 허벅지를 관통한 유리 파편에 신경이 끊기는 부상을 당했다. 출혈이 심했던 A씨는 동료에게 수혈을 받아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동료는 얼마 지나지 않아 B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로 판명됐고 2000년 간암을 진단받아 2003년 사망했다.

A씨는 2011년 5월 'B형 간염, 간경변, 간암'을 진단받고 증상이 악화되어 2013년 6월 퇴직했다. 치료과정에서 우울증과 정서불안에 시달리던 A씨는 같은달 26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인사혁신처는 2018년 8월 A씨의 사망을 공무상 재해로 판단해 유족에게 순직유족보상금 가결 결정을 통보했다. A씨의 유족은 '순직을 넘어 위험직무순직에 해당한다'며 그에 따른 유족급여를 청구했으나 인사혁신처가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위험직무 순직공무원이 인정되려면 소방공무원이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재난·재해 현장에서 화재진압이나 인명구조작업 중 위해를 입고 이 위해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사망한 경우여야 한다.

1심은 "화재진압은 생명과 신체에 고도의 위험이 발생하는 직무에 해당하므로 A씨의 부상이 위험직무수행 중 입은 위해임은 분명고, A씨의 질병은 부상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과정에서 얻게 된 것으로 이를 치료하는 것은 위험직무 정리행위의 일환으로 필수적인 부수활동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A씨의 부상뿐만 아니라 질병도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입게 된 위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심도 "A씨 유족의 청구를 받아들인 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인사혁신처의 항소를 기각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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