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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수술 안한 트랜스젠더도 여성→남성 성별 정정 가능" 첫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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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theL] "생식능력 제거 수술로 신체 온전성 훼손…인격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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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제주에서 개최된 퀴어축제./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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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능력 제거 수술이 없어도 성별 정정을 인정할 수 있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가정법원 가사항고2부(재판장 문홍주)는 지난 13일 20대 성전환자 A씨의 성별 정정 신청 사건에서 성별 정정을 허가하는 결정을 내렸다.

여성으로 태어난 A씨는 중학교 3학년 무렵부터 자신을 남성으로 인식하기 시작해 2018년 남성호르몬 요법 등을 시작했다.이듬해에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성전환증을 진단받고 유방절제술을 받기도 했다.

A씨는 자궁적출술이나 남성으로서 외부 성기를 갖추는 수술을 받지는 않았으나 외모와 목소리 등이 남성화돼 남성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2019년 12월 법적 성별을 남성으로 바꿔 달라는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신청을 법원에 냈으나 1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신청인이 성전환을 위한 의료적 조치 중 양측 유방절제술은 받았으나 자궁난소적출술 등은 받지 않아 여성의 신체적 일부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항고심은 A씨가 다시 여성으로 성별을 정정할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 등을 들어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항고심 재판부는 "자궁적출술과 같이 생식능력의 비가역적인 제거를 요구함은 성적 정체성을 인정받기 위해 신체의 온전성을 손상하도록 강제하는 것으로서 자기 결정권과 인격권, 신체를 훼손당하지 아니할 권리 등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결과가 된다"고 성별 정정 허가 이유를 밝혔다.

이어 "신청인은 지속적인 호르몬 치료로 남성 수준의 성호르몬 수치와 2차성징을 보이며 장기간 무월경 상태가 유지되고 있고, 외모나 목소리 등 남성화된 현재 모습에 만족도가 분명해 여성으로의 재전환을 희망할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여성으로서의 생식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성으로의 전환이 신분 관계의 안정성을 해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단은 지난해 2월 대법원의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신청과 관련한 사무처리 지침 변경의 결과로 해석된다. 그 전까지 성전환 수술을 통한 생식능력의 상실 및 재전환 가능성은 성별 정정의 허가 기준이었다. 이후 대법원 지침 개정을 통해 해당 요소들은 '참고 사항'으로 변경됐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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