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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MZ세대도 뛰어들었다…비상장주식 안전한 투자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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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구경민 기자, 강민수 기자] [편집자주] 국내 유일의 제도권 장외시장인 K-OTC 시장이 뜨겁다. K-OTC 시가총액은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어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K-OTC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의 평균 수익률은 6000%를 넘어선다. 대박 종목이 속출하고 있지만 '묻지마 투자'에 대한 주의도 요구된다. K-OTC 시장의 현 상황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걸림돌과 해소방안을 모색해본다.

[MT리포트] 황금알 낳는 '비상장 K-OTC'(下)


뜨겁지만 위험한 비상장주식 투자…거래 플랫폼별로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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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주식 투자 열풍이 뜨겁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적잖다. 비상장주식의 경우 상대적으로 정보가 불투명해 사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성, 투명성 등을 따져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을 고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장외시장에서 비상장 종목 거래 때 거래상대방을 탐색하고 거래를 체결하는 데 상당한 노력과 위험이 따른다"며 "허위매물을 통제하지 않아 거래의사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고, 무인가 중개업자나 일부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위법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사설 장외시장 플랫폼 속속 등장

현재 국내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은 사설 업체들이 운영 중인 사설 장외시장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운영 중인 제도권 장외시장인 K-OTC으로 나뉜다.

사설 장외시장은 중고거래를 하듯이 주식 매도자와 매수자가 일대일로 만나 당사자간 합의를 통해 주가를 결정하고 거래한다.

가장 오래된 사설 장외시장은 38커뮤니케이션이다. 통신판매업 신고일 기준 2004년 등록됐다. 가장 오래된 사이트인 만큼 거래도 활발하고 거래 가능한 종목도 많다. 또 안전성을 높인 증권플러스 비상장, 서울거래소 비상장, 엔젤리그 등 새로운 사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들도 속속 등장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만들었다. 삼성증권과 연계를 통해 비상장 주식 거래의 안전성을 담보했다. 피에스엑스가 운영하는 서울거래소 비상장은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신한금융투자와 연계해 안전성을 높였다.

엔젤리그는 공동구매(클럽딜) 형태로 조합을 만들어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조합을 통해 구주를 공동구매하는 방식으로, 비통일주권 거래가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 장점이다.

'비마이유니콘'은 블록체인 기반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이다. 코스콤이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리걸테크(법+기술) 스타트업 아미쿠스렉스 등과 협업해 지난해 4월 출시했다.

안제도권 장외시장 K-OTC, 안전성 높아

전문가들은 K-OTC의 경우 투자위험성 고지, 부정거래행위 혐의 계좌 수탁거부, 기업 공시 등 투자자 보호제도가 있어 안전하다고 평가한다.

K-OTC는 사설 장외시장과 다르게 일대일 상대매매가 아닌 '다자간 상대매매'를 실시한다. 다자간 상대매매는 다수의 매매 쌍방이 가격과 수량을 제시하면 일치되는 호가가 있을 때 수량범위 내에서 체결하는 것이다.

사설 장외시장의 경우 자체 사이트나 앱(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야 하지만 K-OTC는 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거래할 수 있다. 거래비용이 싸고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 역시 K-OTC의 장점이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거래 금액의 1%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K-OTC 증권거래세율은 0.23%로 코스닥과 동일하다. 소액주주가 K-OTC 시장에서 벤처기업, 중소·중견기업을 투자하는 경우 양도소득세가 면제된다.

다만 K-OTC에서 거래 가능한 기업 수는 142개에 불과하다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운영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거래가능 종목 수는 5841개, 서울거래소 비상장의 거래가능 종목 수는 384개다.

장효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K-OTC는 장외시장 특성을 고려한 적절한 수준의 투자자보호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투자자 피해예방이 가능하다"며 "거래기업을 확충해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신규 투자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시하고 사업보고서 내고'…이럴 바에야 상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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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C 시장이 뜨겁다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K-OTC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7억원 수준으로 코스닥 시장(12조원)의 0.04%에 그친다. 미국 OTC 시장 거래대금이 50억달러(약 5조5435억원)로, 나스닥(2795억달러)의 1.8%인 것과 대조적이다.

K-OTC 시장을 거쳐 상장으로 이어지는 기업은 20개에 못미친다. 거래 가능한 기업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현재 K-OTC에서 거래 가능한 종목 수는 142개다. 사설 비상장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거래 종목 수(5841개)의 2.5%에 불과하다.

K-OTC는 안전한 비상장주식 거래와 비상장기업들의 IPO 등용문 등 매력 포인트를 갖고 있지만 신규 등록기업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벽'이 꽤 높기 때문이다. 대표적 벽으로 매출 규제가 꼽힌다.

여기서 말하는 매출은 구주 유통을 통한 자금조달을 뜻한다. 매출은 공모와 사모로 구분되는데 사모의 경우 공시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K-OTC 시장에선 자금 조달을 위해 매출을 이용할 경우 공모로 간주돼 공시의무가 발생한다.

금투협 관계자는 "K-OTC 시장에서 구주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거래되는 만큼 공모의 특성 띈다는 해석에 따라 공시 의무를 지게 된다"며 "결국 이러한 정보 공개 부담이 신규 기업 등록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 규제만 완화되도 K-OTC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업은 50개를 넘는다. 중소·벤처기업은 물론 바디프렌드 등 중견기업 LG CNS 등 대기업이 포함된다.

또 K-OTC 시장은 등록법인과 지정법인으로 나뉘는데 등록기업의 경우 결산공시 등 정기 공시, 17개 항목 주요경영사항 발생 시 수시공시를 해야 한다. 협회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조회공시 답변도 해야 한다.

지정법인의 경우에는 K-OTC 시장에서 공시하지 않지만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으로 금융감독원에 사업보고서 등을 공시하고 △모집·매출 실적 또는 증권신고서 등을 제출한 사실(공모실적)이 있어야 한다.

이같은 공시 의무, 공모 실적 등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하고 K-OTC 시장에 진입할 바에야 바로 상장을 준비하는 게 낫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또 매출액 5억원 규정 등도 벤처기업에겐 부담이다.

정부도 해법을 고민중이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K-OTC 활성화를 '혁신금융 활성화를 위한 자본시장 정책과제'로 삼고 7월 규제입증위원회에서 개선과제로 채택했다. 개선과제는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비상장기업의 K-OTC시장 거래는 '매출'에서 제외해 거래 이후에도 사모 자금조달을 허용해주는 내용이다. 하지만 시행령 개정 등 실제 조치를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입고 먹고 '투자한다'...MZ세대의 '힙한' 비상장 투자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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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유진투자증권 챔피언스라운지 금융센터에서 PB2팀 팀원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현준 유진투자증권 챔피언스라운지 금융센터 PB2팀 주임, 이동진 차장, 강창석 차장, 최효지 차장, 김동선 팀장.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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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열풍에 이어 이제는 비상장주식 투자의 시대다. 제도권 장외시장인 K-OTC부터 증권플러스·서울거래소 비상장 등 신규 플랫폼까지 관련 시장의 성장세는 역대급이다. 뜨거운 인기에 증권사 VIP센터에서도 관련 상품을 유치하기 바쁘다.

비상장 시장의 폭발적 성장의 중심에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가 있다. 회원수 65만명에 달하는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20·30 비중은 45%에 육박한다.

MZ세대의 비상장 투자는 직관적이다. 본인의 관심사나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 옷을 구매하던 쇼핑몰인 '무신사'나 주말여행을 위해 차를 빌리던 '쏘카'에 투자하는 식이다.

유진투자증권 챔피언스라운지 금융센터는 MZ세대를 겨냥한 비상장 딜소싱으로 업계에 '알음알음' 소문나 있다. 1년간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무신사 등 20여 건의 비상장 투자딜을 성사시켜 투자 기회를 제공해왔다.

머니투데이는 19일 논현동 챔피언스라운지에서 마스터PB(프라이빗뱅커)인 김동선 PB2팀장을 비롯한 5명의 팀원을 만나 MZ세대의 비상장 투자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비상장 고객 과반이 MZ…무신사·흑돼지 등 '친숙한 것'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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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유진투자증권 챔피언스라운지 금융센터에서 김동선 유진투자증권 챔피언스라운지 금융센터 PB2팀장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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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관련 상품 유치 등은 보통 어떻게 이뤄지나.

▶월평균 약 20개의 비상장 딜을 검토한다. VC(벤처캐피탈)·자산운용사 등 비상장 업계에서 검증된 플레이어와의 교류와 미팅을 통해 제안을 받는다. 탐방, CEO(최고경영자) 미팅, 레퍼런스 체크 등을 거쳐 실제 고객 포트폴리오에 편입되는 건은 한 달에 1~2건 정도다.

-비상장 상품의 경우 MZ세대 고객 비중은 어떻게 되나.

▶딜마다 다르지만 고객의 과반 이상이 MZ세대인 경우가 많다. 무신사와 같이 젊은 세대가 친숙한 딜의 경우는 MZ세대 비중이 70%를 넘는다.

-최근 관심 많은 업종은 어떤 것이 있나. 최근 진행한 딜 중 성공 사례가 있다면.

▶아무래도 유통시장에서 좋은 흐름을 보이는 2차전지·게임·메타버스·미디어커머스 관련 업체에 대한 관심이 크다. 현재 준비 중인 2차전지 장비업체의 경우 상품화 전부터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2월 시리즈A에 투자한 미디어커머스 업체는 첫 투자 당시보다 기업가치가 200% 이상 상승했다. 단기간에 매출 목표를 달성하며 최근 시리즈B에도 참여했다.

-기성세대와 다른 MZ세대만의 투자 특징을 꼽자면 무엇일까.

▶'내가 친숙한 것에 투자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앞서 말한 미디어커머스 업체의 경우 블랙헤드 스틱제품이 수년간 1위를 했던 타사의 코팩제품을 제치고 쿠팡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실제 고객 중에도 관련 제품을 구매한 분이 많아 이해시키기 편했다.

지난 5월에는 제주산 흑돼지를 온라인 판매하는 스타트업 투자 상품이 있었는데 한 고객의 배우자분이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한 뒤 만족감을 느끼고 투자한 사례가 있다.

한번은 무신사 관련 상품을 진행할 때 중년 아버지와 대학생 아들이 센터를 찾았다. 아빠는 하나도 모르는데 아들은 '내 친구들 다 여기서 옷 산다'며 반색하더라. 결국 아들의 설득 끝에 그 부자는 무신사에 투자했다.

-수익률은 어떤가.

▶대표 사례로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3개월 만에 약 3배, 크래프톤은 1년 만에 2배 가까운 이익을 거뒀다. 무신사는 장외시장에서 초기 투자 대비 50% 이상의 기업가치에 거래되고 있다.

-비상장주식에 관심 있는 MZ세대에게 해줄 만한 투자 조언이나 있다면.

▶최근 다양한 비상장 거래 플랫폼이 활성화되는 추세다.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일부 대형 비상장 종목은 거품이 있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알 만한 종목'의 경우에는 가격 수준이 상당히 높다.

저희 팀은 최근 고평가 있는 종목을 피하기 위해 시리즈B 전후 위주로 투자 건을 진행하고 있다. 또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업종별, 시리즈별로 다양한 5~10개 종목에 분산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비상장주식은 제한된 정보로 투자하는 만큼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투자회수까지 걸리는 시간도 인지해야 한다. 하지만 투자처에 대해 보다 정보를 많이 파악하고 다양한 업종과 기간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승률이 높다. 증권사 등 업계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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