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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득’ 떨어진 흰색 가루 정체…액체산소의 냉기가 만든 ‘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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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21일 누리호 발사 순간, 동체에 붙어 있던 흰색 가루가 지상으로 떨어지고 구름 같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연합뉴스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된 가운데 발사 전후의 누리호 모습에도 시선이 쏠렸다. 동체에 잔뜩 붙어 있던 흰색 가루가 발사 순간 지상으로 후드득 떨어지고, 발사장 주변에선 구름 같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 누리호에서 떨어진 흰 가루는 뭔가.

“누리호가 지상을 떠나던 순간 동체에서 후드륵 떨어져 내리던 가루는 일종의 성에다. 성에를 만든 건 누리호 동체 안에 들어간 액체산소의 냉기다. 누리호에 장착된 로켓 엔진은 비행기에 달린 제트엔진처럼 대기 중에서 산소를 흡입해 연료를 태울 수 없다. 이 때문에 액체산소를 동체에 넣는다. 그런데 액체산소 온도는 무려 영하 183도에 이를 정도로 차갑다. 이런 액체산소를 동체 내부에 품으면 동체 외부까지 차가워진다. 이때 상대적으로 따뜻한 누리호 주변 공기의 습기가 동체 외부에 달라붙는 것이다. 냉동실에 보관하던 아이스크림을 꺼내면 포장지가 새하얗게 변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 발사 순간 구름 같은 연기는 왜 생겼나.

“누리호 발사 순간 엔진이 쏟아내는 불꽃의 온도는 3400도까지 치솟는다. 대부분의 금속이 녹아내리고, 철근 콘크리트 또한 무사하지 못한 초고온이다. 그대로 두면 발사대와 주변 장치에 손상을 준다. 이 때문에 엔진이 점화되는 순간, 다량의 냉각수를 발사대에 뿌리게 되는데 이때 물이 열기와 만나며 구름처럼 수증기가 생기는 것이다. 발사대에 뿌리는 냉각수의 양은 어마어마하게 많다. 누리호 1단 로켓이 점화됐을 때 발사대 주변에 분사된 물은 초당 약 1.8t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누리호 발사대에는 용량 32t짜리 물탱크 2기가 설치됐다.”

- 발사대에 서 있던 녹색 탑은 무슨 기능을 했나.

“이 탑의 이름은 ‘엄빌리컬 타워(umbilical tower)’다. 높이 48m로, 누리호 길이(47.2m)를 살짝 넘는다. 가장 큰 기능은 전력과 연료·산화제를 공급하는 일이다. 엄빌리컬 타워는 누리호가 서 있던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만 설치돼 있다. 2013년 나로호가 발사됐던 나로우주센터 내 기존 발사대에는 엄빌리컬 타워가 없다. 이유는 누리호는 1단부터 3단까지 전부 액체연료를 쓰기 때문이다. 반면 나로호는 지상에 가까운 1단에만 액체연료를 썼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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