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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김포 장릉 앞 아파트 건설사들 "높이는 유지... 색·재질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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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김포 장릉 뒤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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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김포 장릉 인근에 고층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들이 높이를 유지한 채 색과 재질 등만 수정하겠다는 내용의 개선안을 낸 것과 관련,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21일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방건설, 대광이엔씨, 제이에스글로벌 등 검단 신도시 아파트의 3개 사업자는 문화재청에 장릉이 강조되도록 아파트 외벽 색깔을 변경하고, 장릉과 조화를 이루는 재질을 마감재로 사용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개선안을 제출했다. 근본 문제가 됐던 아파트 높이에 대한 언급은 들어가 있지 않다.

역사문화보존구역 내에 기준 이상의 건물을 건축하려면 문화재청의 개별 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이들 3개 사업자는 개별 심의 신청을 하지 않았다. 현재 김포 장릉 인근에 들어선 아파트의 높이는 모두 현상변경기준(20m)의 3배가 넘는 70~80m가량이다.

박정 의원은 “아파트 높이는 유지한 채 색깔과 디자인만 바꾸겠다는 계획은 김포 장릉 사태의 근본을 외면하는 격”이라며 “문화재청은 빠른 시일 내에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문화재청이 건설사들로부터 수준 낮은 대책을 받은 점을 꼬집었다.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건설사들이 낸 개선안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세계유산 지위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두고, 분양받은 분들의 입장도 생각해 균형 있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김포 장릉은 선조의 다섯 번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과 그 부인인 인헌왕후의 무덤이다. 김포 장릉을 포함한 조선왕릉 40기는 2009년 6월 30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능침에서 앞을 바라봤을 때 경관상 중요한 계양산을 가리는 아파트 공사가 문화재 당국 허가 없이 이뤄져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이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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