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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누리호, 오늘 오후 날아오른다…성공? 16분7초만에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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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고흥(전남)=변휘 기자] [날씨 '양호', 오후 4시 발사 유력…위성 모사체 700㎞ 궤도 올리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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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에 사용될 75t급 액체엔진의 성능 확인을 위한 '시험발사체(TLV)' 발사 장면. 2018.11.28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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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주기술의 결정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우주를 향해 솟아오른다. 11년7개월 간 최고의 과학자·기술자들이 참여하고 약 2조원을 쏟아부은 이른바 '거대과학(Big Science)'의 성과지만, 발사 '성공' 여부는 불과 16분7초만에 결정된다. 더욱이 가능한 완벽한 준비를 마쳤음에도 어디서 예상치 못한 위협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다. 과학계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되뇌이는 이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누리호는 지난 20일 오전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체 종합 조립동을 출발, 오전 8시45분 약 1.8㎞ 떨어진 제2발사대에 도착했다. 안전을 고려해 시속 1.5㎞ 정도의 성인이 천천히 걷는 수준으로 이동했다.

20일 오전 11시30분에는 누리호를 수직으로 세우는 '기립'과 발사체를 단단하게 붙잡는 고정작업을 마쳤다.4개의 지상고정장치(VHD)는 흔들림 없이 누리호 발사체를 붙잡는데, 발사 시 1단 엔진이 최대 추력인 300t에 도달하면 해제된다. 4개가 완벽히 동시에 작동해야 하는 만큼, 정교한 기술력이 요구된다.

오후부터는 '엄빌리칼(Umbilical) 타워' 연결 등 발사대 설치 작업이 진행됐다. 엄빌리칼은 발사체에 전원과 추진제(연료·산화제) 등을 충전하기 위한 구조물로, 오승협 항우연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항간에선 탯줄이라고 표현할 정도인 만큼 연결에 신경써야 한다"며 "'에비오닉스(로켓 전용 컴퓨터)'와 '기밀 점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밀 점검은 연료·산화제를 충전하면서 새거나 막히지 않도록 하는 조치다. 저녁까지 이어진 발사대 설치 작업은 오후 8시40분 종료됐고, 나로호는 선 채로 지상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발사 'D데이' 날씨는 양호…오후 4시 발사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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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발사대에 기립된 누리호./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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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D-데이'인 21일은 누리호가 비행 가능한 환경인지 판단하는 게 최우선이다. 날씨와 우주물체와 충돌 가능성이 핵심 변수다. 살펴야 할 기상 조건은 온도, 습도, 압력, 지상풍, 고층풍, 낙뢰, 구름 등이다. 발사 가능 온도는 -10~35℃, 습도는 25℃ 기준 98% 이하, 압력은 94.7~104kPA(킬로파스칼)이다. 지상풍은 평균 풍속 15m, 순간 최대풍속 21m가 기준이다. 특히 지상풍 뿐만 아니라 발사체가 날아가는 경로의 '고공풍'도 따진다. 비행 경로에 번개 방전 가능성도 없어야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나로우주센터 지역 상공에는 얇은 구름층이 형성되겠지만 발사에 지장을 주지 않는 수준이다. 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발사에 가장 큰 지장을 주는 것은 뇌전인데, 현재로서는 대류성 구름이 형성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며 좋은 날씨를 예상했다. 아울러 고공풍 분석을 위해 1회용 대기요소 측정기구인 '라디오존데(Radiosonde)'도 띄운다. 날씨 때문에 누리호 발사가 늦춰질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 대목이다.

발사 시각은 오후 4시가 유력하지만, 확정되진 않았다. 발사관리위원회를 거쳐 발사 약 1시간 30분 전에 정확한 시각이 공개된다. 발사가 확정되면 연료와 산화제 충전이 시작되고, 발사 30분 전 기립 장치도 철수한다. 다만 '혹시 모를 중단'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발사 25분 전 PLO(발사자동운용) 점검이 이뤄지고, 정상인 경우 발사 10분 전 PLO가 가동된다. PLO는 수동으로 중지할 수 없는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이다. 그러나 PLO 가동 중 문제가 포착되면 발사가 자동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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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분7초 만에 성공 여부 결론…항우연 "하늘의 뜻 기다릴 것"

지상을 떠난 누리호의 발사 성공 여부는 불과 16분7초만에 결론난다. 발사 127초 후 1단 엔진, 233초가 지나면 '페어링'(위성덮개), 274초 뒤에는 2단 엔진이 차례로 분리된다. 967초 후 3단 엔진의 추력이 소진되며 고도 700㎞에 오르면 탑재했던 1.5t짜리 위성 모사체가 분리돼 궤도에 오른다. 이 과정까지 차질 없이 수행돼야 '성공'으로 볼 수 있다.

성패 분석까지는 발사 후 30분 가량이 걸린다. 나로호(KSLV-Ⅰ)도 2009년 1차 발사는 페어링 비정상 분리, 이듬해 2차 발사에선 비행 중 통신 두절 후 추락이 있었다. 발사일 연기도 여러 번이었다. 누리호 추적을 위해 나로우주센터와 제주도에 추적 레이더와 텔레메리트(원격자료수신장비) 안테나가 설치된다. 또 비행 후반부 추적은 서태평양 팔라우 추적소에서 맡는다.

오 부장은 "기술적으로 아는 범위 내 모든 문제점, 발생 여건을 최대한 확인하고 점검·개선·보완했다. 저희들은 할만큼 했다"며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고흥(전남)=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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