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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날 청약 증거금 11조 vs 93억···'IPO 쏠림'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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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IPO 공모액 17.6조 작년보다 3배

실리콘투 증거금 11조·에스앤디 93억

1억원에 1주···배정받기 경쟁 치열

연말까지 일정 겹침에 내달 2일 4곳도

"과열 땐 오버밸류···투자자 조심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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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하는 공모 금액을 끌어모았지만 기업 간 청약 격차가 심화되는 ‘쏠림’ 현상이 커지고 있다. 같은 날 청약을 진행했지만 증거금이 1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는가 하면 다른 한 편에서는 목돈을 쏟아붓고도 공모주를 1주도 배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해졌다. 다음 주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카카오페이 등 IPO를 진행하는 기업들의 청약 일정 ‘겹침’ 현상도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의 IPO 공모 금액(스팩 합병, 재상장 제외)은 총 17조 6,759억 원 규모로 역대 최고 기록을 나날이 경신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두 달가량을 남겨둔 가운데 지난해 기록한 공모 금액(5조 9,355억 원)의 세 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 8월과 9월에는 각각 14개, 12개의 기업 상장이 집중되면서 각각 8조 7,315억 원, 1조 7,070억 원의 증거금이 몰리기도 했다.

올해 뜨거워진 공모주 투자 열풍에 어느 때보다 공모주 시장 규모가 커졌지만 그만큼 공모 기업 간 양극화 현상 역시 극심해졌다. 특히 하반기 들어 공모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로 형성된 후 상한가)’ 신화가 흔들리면서 투자금이 주목받는 특정 기업에 쏠리는 정도가 더 커졌다. 일례로 9월 14~15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약 11조 원의 증거금을 쓸어모았던 실리콘투(257720)와 청약 일정이 겹쳤던 에스앤디(260970)·프롬바이오(377220)는 각각 93억 원, 2,605억 원 수준의 증거금을 모집하는 데 그치며 흥행 참패의 쓴맛을 봤다.

이달 12~13일 함께 일반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지아이텍과 차백신연구소 역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2차전지 및 수소전지 전극용 핵심 부품을 제조하는 지아이텍은 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하며 최종 청약 경쟁률 2,968.36 대 1, 증거금 16조 8,306억 원을 기록했지만 차백신연구소는 청약 경쟁률 42.2 대 1을 기록했고 증거금 규모는 2,289억 원에 그쳤다.

인기 종목에만 투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한 투자자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9월 27일부터 이틀간 일반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2차전지 관련주 원준의 경우 작은 공모 규모에 비해 큰 투자금이 몰리면서 공모주 사상 처음으로 1억 원당 1주가 비례 배정됐다. 원준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던 직장인 A(26) 씨는 “5,000만 원을 쏟아부었는데도 1주도 배정받지 못해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일반 청약을 진행한 반도체 공정 부품 업체 아스플로 역시 최종 경쟁률이 IPO 사상 최고치인 2,818.08 대 1을 기록하며 균등 배분에서조차 1주를 받지 못한 이들이 줄줄이 생겨났다.

이날까지 상장 심사 승인을 받은 기업은 20곳이 넘는 것으로 집계돼 연내 상장을 노리는 기업들의 ‘공모주 청약 랠리’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여러 차례 IPO 일정이 밀리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금융 플랫폼 업체 카카오페이를 포함한 여러 공모 기업들의 일정이 빠듯하게 겹치며 이들 간 ‘옥석 가리기’가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오는 25~26일 카카오페이와 피코그램·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이 동시에 일반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11월 첫째 주에는 무려 공모 기업 5곳의 청약 일정이 겹친다. 2일에는 비트나인·디어유·아이티아이즈·지오엘리먼트 등 4곳이 함께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한편 공모 성적과 상장 후 주가 추이가 괴리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져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내 증시가 큰 조정을 겪었던 9~10월 국내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 중 일부가 상장 당일 ‘따상’은 고사하고 시초가 대비 20%까지 하락한 가격에 거래를 마치며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증시의 조정이 과열된 공모주 시장의 열기를 어느 정도 식혀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공모주 시장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은 추천한다”면서도 “다만 한정된 공모주 수량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과열될 경우 오버 밸류된 일부 공모주가 생겨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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