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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경찰청 앞마당 점령한 민주노총 조합원 2만여명… 차량 갇히며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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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20일 서울 서대문역 네거리에 기습 집결해 도로를 점거한 채 집회를 하고 있다. /송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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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역 사거리 주변에서 기습적으로 집결해 총파업대회를 개최했다. 당초 광화문 사거리나 시청역 근처에 집결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민주노총 조합원 2만여명이 서대문역 사거리에 모이면서 현장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서울지역 총파업대회 개최지를 ‘서대문역 사거리’라고 공지했다. 경찰이 광화문 사거리와 시청역 일대에 1만10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해 주요 길목을 차단하자 상대적으로 경찰병력이 적은 서대문역 사거리에 기습적으로 모인 것이다. 서대문역 사거리는 경찰청에 인접해 있다.

오후 2시쯤 민주노총 조합원 2만여명이 서대문역 사거리에 집결했다. 주최 측 추산으로는 2만7000여명이 모였다. 경찰이 추산한 집회 참석 인원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장인물의 차림에 복면을 쓴 조합원들도 보였다.

일부 산별노조는 경찰병력에 차단돼 집회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앞서 모인 인원만으로도 2만여명을 넘겼다. 뒤늦게 경찰병력도 서대문역 사거리로 집결하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도로로 쏟아져 나왔고 미처 피하지 못한 차량들은 집회 행렬 사이에 갇혔다. 자가용뿐 아니라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까지 집회 행렬에 갇히면서 극심한 교통 혼잡을 겪었다. 행렬에 갇힌 차량들은 경적을 울리며 시위대에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차량들은 오후 2시 50분쯤 경찰과 민주노총 인사들이 교통 정리를 한 끝에 간신히 서대문역 사거리 일대를 빠져나갔다.

광화문에서 일하는 직장인 하모씨는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집회 행렬에 갇히는 바람에 여의도에서 광화문까지 2시간 10분이 걸렸다”며 “집회가 열릴 거면 미리 예고를 해서 우회할 수 있게 해주던지 해야 하지 않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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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총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20일 서울 서대문역 네거리에 기습 집결해 도로를 점거한 채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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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역 사거리 일대에서 혼란이 이어지면서 민주노총의 총파업대회 시작 시간도 늦춰졌다. 당초 오후 2시로 예고했던 총파업대회는 30분이 늦은 오후 2시 30분에야 시작됐다.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린 촛불 집회의 최대 수혜자인 문재인 정권이 반헌법적인 방역 정치를 하고 있다”며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닌 체제를 전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윤택근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민주노총에게 파업을 자제하라고 할 게 아니라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며 “아무리 일해도 집 한 채 살 수 없는 잘못된 세상을 물려줄 수는 없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대규모 집회를 연 것을 의식한 듯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조합원들 간의 간격을 유지하고 발열체크를 해달라고 틈틈이 공지했다.

하지만 수만명이 좁은 도로에 모인 탓에 거리두기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곳곳에서 경찰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모습도 보였다.

송복규 기자 (bgsong@chosunbiz.com);윤예원 기자(yewon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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