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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오랜 역사, 고유성 자랑하는 '갯벌어로', 국가무형문화재로 신규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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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어민이 가래를 이용해 갯벌에서 낙지를 잡고 있는 모습.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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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에서의 해산물 채취 기술 등 갯벌어로 관련 문화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될 예정이다.

20일 문화재청은 맨손 혹은 손 도구를 활용해 갯벌에서 패류와 연체류 등을 채취하는 어로 기술을 비롯해 전통 지식, 관련 공동체 조직문화(어촌계) 및 의례·의식 등을 포함한 개념인 갯벌어로를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갯벌에서의 수확은 갯벌 환경에 따라 어로 방법과 도구가 달라지는데, 예컨대 펄갯벌에서는 뻘배(널배)를 사용하고, 모래갯벌에서는 긁게, 써개, 갈퀴를 이용하는 식이다. 같은 패류, 연체류라고 해도 지역별로 방법이 다를 때도 있다. 모시조개의 경우 호미를 사용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맨손으로 캐는 지역이 있다. 펄갯벌의 경우 모시조개 숨구멍을 눈으로 확인하기 쉬워 맨손으로도 작업이 가능하지만, 모래갯벌은 모시조개 위치를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호미로 갯벌 바닥을 두드려 그 진동에 놀란 모시조개가 물을 뿌리거나 입을 벌리는 것을 보고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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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군 노력도에서 갯제를 지내는 모습.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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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어로와 관련된 의식으로는 갯제가 있다. 조개부르기, 굴부르기 등으로 불리는 갯제는 갯벌 해산물의 풍요를 기원하며 동네 주민들이 조개와 굴 등을 인격화해 갯벌에 불러들이는 의식이다. 어류활동을 도깨비가 관장한다는 믿음으로 제물로 도깨비가 좋아하는 메밀범벅이나 메밀묵을 올리는 어장고사를 지내기도 했다.

갯벌어로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남해안에서 발굴된 신석기, 청동기, 철기, 고려 시대 패총에서 참굴, 꼬막, 바지락 등이 다량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에서도 갯벌에서 채취한 각종 패류와 연체류의 기록이 전해진다.

문화재청은 “갯벌어로가 오랜 역사를 가지고 갯벌이 펼쳐진 한반도 서남해안 전역에서 전승되고 있는 점, 갯벌어로 기술의 다양성이 학술연구 자료로서 가치와 가능성이 높다는 점, 관련 생산의례와 신앙, 놀이가 우리나라 갯벌어로의 고유한 특징인 점 등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해 갯벌어로의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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