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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2021 국감] 이재명, '저격수' 심상정 폭격에 웃음기 뚝..."공익환수 설계자=착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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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국회 국토위 경기도 국정감사

심상정 "돈 받은 자 범인...설계한 자 죄인"

아주경제

답변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수원=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0 [경기사진공동취재단] xanadu@yna.co.kr/2021-10-20 12:35:01/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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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에 이어 20일 진행된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야당 의원들 간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특히 이틀 전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여유를 보였던 이 후보도 이날은 얼굴에 웃음기를 지우고 날 선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먼저 인사말을 통해 "일부 오해하는 것처럼 국감은 인사청문회가 아니다. 그리고 저는 개인이 아니라 국정감사를 위한 기관 증인, 경기도지사 자격으로 이 자리에 있다"며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에 한해서 가능하면 답변을 제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의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공격에 사실상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사전에 밝힌 셈이다.

이어 국감 초반부터 이 후보는 자료 제출을 두고 야당 의원들과 신경전을 벌였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에게 성남시장 및 도지사 재임 기간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정진상 당시 정책실장 등과 주고받은 이메일 수·발신 내역 제출을 요구했다.

같은 당의 이종배 의원도 이 후보에게 "국회의 정당한 자료 요구에도 경기도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문제 소지가 없을 만한 자료들만 취사선택해서 부실하게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국가위임 사무나 보조금사무는 5년 치를 하려면 한 트럭은 될 것"이라며 "공직자의 자료를 저렇게 무작위로, 또 저희도 알 수 없는 자료를 요청하는 것은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의 문정복 의원도 "국민 인권에 대한 모독", "자료 제출 요구를 넘어 사찰 수준"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질의 시간에도 이 후보는 야당 의원들에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 "여기는 범죄인 취조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맞받아쳤다.

그는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임명한 과정에 대해 추궁하자 "인사 절차 자체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여기가 범죄인 취조하는 데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다. 또 "유동규가 그런 정도의 역량이 있었으면 사장을 시켰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진 이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의원 간 공방은 이날 오전 국감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심 의원은 이 후보에게 대장동 특혜 의혹을 거론, "돈 받은 자는 범인이고 설계한 자는 죄인"이라고 지탄했다. 그는 "아파트 분양사업까지 포함한 1조8000억원 기준으로 볼 때 이 사업 75~90%의 이익이 민간으로 넘어갔다고 본다. 바로 이것이 국민이 분노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사께서 작은 확정 이익에 집착해 '이거라도 얼마냐'라고 하는데 큰 도둑에게 자리 다 내어주고 '이거라도 얼마냐' 하는 식"이라며 "강제수용 당한 원주민과 바가지 분양가가 적용된 입주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이 후보는 "도둑질을 설계한 사람은 도둑이 맞고 공익환수를 설계한 사람은 착한 사람"이라며 "대한민국 지방 행정사에서 민관합동 개발을 통해 공공으로 1000억원 단위로 환수한 사례가 없다. 20년이 넘도록 전국 도시개발사업으로 환수한 게 1700억원 밖에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어진 문정복 의원 질의에 이 후보는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역술인 천공스님 간 관계를 우회적으로 거론하며 윤 전 총장을 비꼬기도 했다.

이 후보는 "천공스님 그런 분을 옆에 두고 향후 부동산 경기가 어떻게 될지 등에 대한 조언을 받았으면 좀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제가 그정도(천공스님) 됐으면 대한민국 돈을 다 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국감 정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전 국감에 대해 "첫날 질의보다는 기대치 이하"라며 "(야당 의원들이) 오히려 소리를 많이 지르는 것으로 봐서는 하신 말씀이 정당성이 없어서 그러시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제가 분명히 저번 회의록에도 있지만 '초과이익을 환수하자'는 실무자 의견을 내부에서 채택하지 않았다는 얘기는 당시로서는 저희가 전혀 보고받은 바도 없고 논쟁거리가 안 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지사직 사퇴 시기를 묻는 말에는 "생각 중"이라고 답했다.

박경은 기자 kyungeun041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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