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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NFT 카드로 팀 꾸려 게임
점수는 선수 현실 성적과 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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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에 막대한 유동성이 공급되자 새롭게 주목받은 투자자산이 있다. 바로 다양한 예술작품이나 수집품 등을 블록체인상에 나타내는 디지털 파일인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 토큰). 암호화폐로 거래되는 이 자산은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면 함께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딛고, 꾸준히 시장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NFT가 가격 상승세로만 주목받는 건 아니다. 위변조, 복제가 불가능해 디지털 세상에서도 ‘유일무이한 인증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 NFT가 디지털, 가상 세계에서 새로운 인프라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NFT가 만들어갈 미래는 어떨까. 그리고 NFT 시장이 더 커지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이코노미조선’이 한번 짚어봤다. [편집자 주]

조선비즈

니콜라 줄리아 소레어 공동창업자 겸 CEO. 프랑스 EM 리옹 경영학 석사, 전 블록체인 기술 개발 스타트업 스트라툼 부사장. / 소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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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로 축구 클럽 및 선수와 팬을 연결하는 새로운 디지털 스포츠 게임 플랫폼을 만들었다. ‘소레어(Sorare)’의 비즈니스 모델을 다양한 스포츠에 적용해 사업 분야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NFT 축구 게임 플랫폼 소레어의 니콜라 줄리아(Nicolas Julia)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0월 4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에서 “NFT 기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8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소레어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축구 선수의 얼굴 등을 담은 카드를 NFT화해 거래하는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의 서비스는 단순히 사용자들이 NFT 축구 선수 카드를 수집하고 거래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용자가 보유한 NFT 선수 카드로 팀을 만들고, 소레어가 진행하는 가상의 리그에 참가해 다른 사용자들과 경쟁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따라 점수를 내는 방식이라 ‘현실 게임 속 가상 게임’ 또는 ‘판타지 스포츠 게임’으로 불린다.

현재 소레어는 스페인 FC 바르셀로나, 잉글랜드 리버풀 FC, 이탈리아 유벤투스 FC,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FC 등 세계적인 축구 클럽 180여 곳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60만 명이 소레어를 사용하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NFT 선수 카드 판매액은 1억5000만달러(약 1800억원)를 기록했다. 9월 21일에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6억8000만달러(약 8200억원)를 투자받았고, 기업 가치는 43억달러(약 5조1000억원)에 달한다.

소레어 설립 배경은.

“2018년 희소한 디지털 아이템을 만들고 거래할 수 있는 NFT 기술에 매료됐다. 그리고 난 축구 마니아다. 그럼 답은 뭔가. 축구 아이템을 디지털화하는 것밖에 더 있나. 세계에서 가장 탐나는 지식재산권(IP) 중 하나인 축구 선수와 혼합된 희귀 디지털 카드를 만들면 굉장한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프랑스 블록체인 기술 개발 스타트업 스트라툼(Stratumn)에서 일한 경험도 도움이 됐다.”

올해 9월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했다.

“축구 클럽 및 선수와 팬을 연결하는 새로운 NFT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소레어의 비전과 성장성을 인정받았다. 우리는 NFT 기술력은 물론 이를 게임으로 연결하는 제품 및 비즈니스 능력, 세계적인 축구 클럽 라이선스 확보와 소레어 사용자 급증 등 성장 가치를 증명했다. 소레어는 올해 2분기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4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51배 늘었다. 지금까지가 초기 단계였다면, 이번 투자금을 발판으로 진정한 NFT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NFT에 게임 요소를 더한 비즈니스 모델이 빛을 발한 것 같다.

“그렇다. 소레어의 핵심 비즈니스는 단순 NFT 카드 거래가 아니다. 수집한 NFT 카드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팀을 구성하고 다른 사용자들과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축구 게임 피파(FIFA)처럼 직접 플레이하는 형태는 아니다.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 등 선수 5명의 카드로 팀을 만들고 소레어가 만든 가상 리그에 출전해 경쟁하는 식이다. 보유한 NFT 카드 점수가 높으면 승리하는 것인데,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따라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소레어 플랫폼은 ‘현실 게임 속 가상 게임’이라고도 불린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의 활약을 기대하며 그 선수의 NFT 카드를 구매하고, 나아가 그 카드의 가치가 올라가면 경제적 이익까지 얻을 수 있다.”

조선비즈

소레어는 사용자가 수집한 NFT 축구 선수 카드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팀을 구성하고 다른 사용자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소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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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레어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어떤 혜택이 있나.

“리그 상위 성적을 낸 사용자에게 NFT 카드 또는 카드 구매에 필요한 이더리움을 제공한다. 참고로 소레어에 가입하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가장 기본이 되는 NFT 커먼(common) 카드를 받고 이후에는 구매해야 한다.”

니콜라 줄리아 CEO는 NFT의 특징인 희소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은 수십 년 동안 스포츠 카드를 수집했고, 희소성은 현실이든 온라인 가상 세계든 중요한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소레어는 NFT 카드 발행을 제한하고 있다. 아무리 유명한 선수라도 카드가 너무 많으면 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NFT 카드의 희소성은 소레어 리그에서 가산점 요소이기도 하다. 소레어는 NFT 카드 등급도 나눴다. 소레어에 가입하면 받는 커먼 카드가 등급이 가장 낮고, 레어(rare), 슈퍼레어(super rare), 유니크(unique) 카드순이다. 등급이 높을수록 NFT 카드 발행은 적어진다. 유니크 카드의 경우 1년에 선수당 한 개만 발행한다.

소레어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NFT 선수 카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의 유니크 카드다. 올해 3월 호날두의 유니크 카드는 24만5072유로(약 3억4000만원)에 판매됐다.

스타 축구 선수들의 소레어와 관계가 NFT 카드 발행에만 있지 않다. 소레어에 투자하거나 직접 경영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바르셀로나 FC의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는 지난해 말 소레어 전략 고문으로 합류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주장을 지낸 리오 퍼디난드는 올해 9월 소프트뱅크 등이 소레어에 투자할 때 참여했다.

축구 클럽도 홍보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축구 클럽이 소레어를 통해 자국 시장이 아닌 다른 국가의 팬에게 다가갈 수 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클럽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도 있다.”

앞으로 계획은.

“크게 두 가지로, 축구 분야 성장 가속화와 새로운 스포츠 시장 진출이다. 소레어는 현재 180여 축구 클럽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데, 내년까지 세계 20대 주요 축구 리그의 모든 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모바일 플랫폼도 활성화할 것이다. 소레어 비즈니스 모델을 축구가 아닌 다른 스포츠에 적용해 사업 분야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내년 말 새로운 스포츠 NFT 아이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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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선 기자(brave@chosunbiz.com);김혜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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