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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검찰, 오늘 늦게 남욱 구속영장 청구할 듯... '수인의 딜레마' 수혜자는 정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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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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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18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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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9일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전날 체포한 남 변호사를 이날 이틀째 조사했다. 검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남 변호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전날 귀국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된 남 변호사의 체포 시한은 20일 새벽 5시까지다.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공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개발 이익의 일부인 700억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하고, 사업상 특혜를 받아 공사에 수천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남 변호사를 상대로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에 담긴 700억원 약정설, 350억원 로비 의혹 등을 조사했다. 정 회계사 녹취록에는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원을 주기로 약정했다는 내용,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을 두고 “절반은 ‘그 분’ 것”이라고 발언하는 대목이 나온다.

남 변호사는 미국 체류 중 JTBC 인터뷰에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700억원 약정설을 김씨에게서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유 전 본부장을 ‘그 분’이라 부른 “기억이 없다”며 ‘그 분’이 제3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그분’이 유 전 본부장의 윗선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아니냐는 의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는 같은 매체와 귀국 직전 가진 인터뷰에서는 “‘그분’은 이재명 지사가 아니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남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두 사람 빼고 실제 돈이 전달된 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귀국 직전 JTBC 인터뷰에서는 “(김씨로부터) 50억씩 7분한테 350억 주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었다”고 말했던 그가 검찰에 나와서는 ‘두 사람에게만 돈이 전달됐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앞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화천대유로부터 50억원씩 받았거나 받기로 약정한 ‘50억 클럽’에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무소속 곽상도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검사장 등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당사자들은 모두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남 변호사가 구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진 귀국한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그분’ 논란과 350억원 로비 의혹에 대한 남 변호사의 입장이 귀국을 전후해 미묘하게 달라진 것도 이런 저런 해석을 낳는 요인이다.

검찰은 ‘대장동 4인방’이 서로 엇갈리는 진술을 내놓고 있는만큼 대질 조사 등을 통해 퍼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유 전 본부장, 김만배씨,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은 공범 중 한 명이 자백하면 죄책이 무거워지는 ‘수인의 딜레마’ 상황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각자도생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 회계사가 녹취록과 자술서를 제출하는 등 검찰에 협조하며 수사에 단초를 제공했고, 수사가 확대되자 도미했던 남 변호사도 자진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검찰 압수수색 당시 휴대전화를 버리며 증거인멸을 시도한 유 전 본부장 측도 “구속 이후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며 수사단계에서 구속 적법성을 다투는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날 기각했다.

‘수인의 딜레마’ 상황의 최대 수혜자로는 정 회계사가 꼽힌다. 정 회계사는 2014년 4인방의 이익 배분 약정에 관여했을 뿐 아니라 대장동 개발사업에도 깊숙이 개입해 뇌물공여·배임의 공범 혐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 회계사는 다른 동업자들과 달리 현재까지 검찰의 참고인 신분이다.

대장동 건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중복수사 우려가 제기되자 양측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범위 협의를 위한 회의를 열었다. 경찰은 무소속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등 명목으로 받은 50억원과 관련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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