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인간·함께라서·조선 소녀들, 유리천장을 깨다
긴박한 의료 현장에서 건강과 질환, 치료와 의료 제도를 놓고 환자와 보호자, 의료인이 첨예하게 대립할 때 우리는 어떻게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여기서 최선의 선택이란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살피고 의료 쟁점의 역사적 맥락을 검토한 뒤 내리는 '인간의 건강과 삶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가리킨다. 바로 의료윤리다.
의료윤리학자이자 연세대 치과대학 교수인 저자는 안락사, 임신 중절, 치매 돌봄, 감염병, 유전자 조작, 건강세, 의료정보 공개 등 지금 한국의 현대 의학에서 가장 논쟁적인 8가지 의료 논점을 역사적 맥락과 함께 소개한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아픈 자와 돌보는 자, 치료하는 자의 입장을 살펴보기 위해 실제 사례와 영화, 드라마, 소설 등 여러 작품을 끌어온다.
휴머니스트. 396쪽. 2만원.
▲ 노루인간 = 조프루아 들로름 지음. 홍세화 옮김.
어린 시절부터 자연의 세계에 매료됐던 저자는 숲을 오가다가 열아홉 살이 되던 해에 호기심 많고 장난기 어린 노루를 만났다. 조프루아는 노루에게 '다게'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다게는 조프루아에게 숲과 동무들의 매혹적인 세계로 가는 문을 열어준다.
생존을 위한 필수품은 칼, 양초, 성냥, 모직 스웨터, 운동화가 전부였다. 그는 노루를 따라 텐트도, 은신처도, 침낭도 없이 숲속에서 7년 동안 프랑스 노르망디의 루비에르 숲에서 홀로 살았다. 그러면서 노루들의 행동을 받아들이고, 그들처럼 먹고 자며 자신을 보호하는 법을 배운다. 기쁨과 슬픔, 두려움을 함께 나누며 하나가 된 것이다.
저자는 "그들과 존재 방식을 공유하는 새로운 가족을 형성했다"며 "그들의 행동을 연구하고 그들의 리듬에 익숙해지면서 그들의 고통과 욕구가 무엇인지 이해했고 나 자신이 누구인지, 또 무엇을 욕망하는지 깨닫게 됐다"고 들려준다.
꾸리에. 252쪽. 1만8천800원.
▲ 함께라서 = 최원설·이재하·고은비 지음.
'세대 차이'에 대한 논란은 인류 역사가 진행되는 동안 언제나 존재했다. 그 어느 때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그 차이를 더욱 절감하고 있다. 특히 적지 않은 기업들이 조직 내 세대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는다.
공저자들은 75년생(94학번) X, 85년생(04학번) Y, 95년생(14학번) Z로 XYZ 세대를 각각 대표한다. 이들은 회사와 조직 생활을 중심으로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함께 신뢰·존중하며 성공적인 내:일('미래'와 '나의 일'을 의미)을 같이 고민해보는 과정을 담았다. 책은 'XYZ를 만나다', 'XYZ, 리더십을 말하다', 'XYZ, 팔로워십을 말하다', 'XYZ의 소통과 이해', 'XYZ가 함께 만드는 문화' 등 5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플랜비디자인. 336쪽. 1만7천원.
▲ 조선 소녀들, 유리천장을 깨다 = 설흔 지음.
조선시대에 소녀들의 삶은 소년들의 그것보다 팍팍하기 마련이었다. 소년들은 자기와의 치열한 싸움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그에 따라 어른으로 인정받곤 했지만, 소녀들은 온갖 편견 속에 힘들게 살며 장벽을 넘어도 인정받기가 어려웠다.
저자는 불가능에 도전한 조선의 소녀들에 주목한다. 신사임당, 허난설헌 등 이름이 알려진 이들과 함께 이숙희, 석개, 이옥봉, 장계향, 박향량, 임윤지당, 김금원 등 낯설게 느껴지는 여성들의 당찬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 9명의 여성은 자신이 처한 편견과 끊임없이 싸워 이겼다는 점에서 승리하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단비. 176쪽. 1만천원.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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