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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베토벤 음악은 ‘혁명’… 인간의 모든 감성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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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부흐빈더

19일 내한공연 앞두고 기자회견

소나타 연주 60년… ‘현존 최고’ 평

韓서 ‘디아벨리 프로젝트’ 첫선

“베토벤 자유롭게 연주 40년 걸려

韓, 좋은 영감 줘… 김치 좋아해”

세계일보

내한 공연을 앞두고 서울 서초동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루돌프 부흐빈더가 이번 무대에서 연주할 ‘비창’ 일부를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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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은 로맨시스트이면서 혁명가였습니다. 곡을 만들면서 그 안의 템포를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는 작곡가는 베토벤이 유일합니다.”

피아니스트로서 일생을 베토벤 음악 세계 탐구에 바친 루돌프 부흐빈더가 19, 2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내한 공연한다. 60년 넘게 활동하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곡 전곡을 수차례 녹음한 현존 최고의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다. 2019년 전국 순회 연주에서 매진 행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은 지 2년 만의 방한이다.

부흐빈더는 18일 서울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삶의 중심이 된 베토벤 음악을 열한 살 때 처음 정식 연주했는데 그 이후 단 한 번도 베토벤 음악에 권태를 느끼거나 질린 적 없다”며 “베토벤은 ‘혁명’이다. 그의 피아노 소나타에는 희로애락, 인간의 모든 감성이 녹아있다”고 말했다.

부흐빈더는 이번 내한 무대에서 그가 세계 최고 클래식 음반사인 도이체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하며 첫선을 보인 ‘디아벨리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베토벤이 작곡한 변주곡 중 최고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는 디아벨리 주제에 의한 33개의 변주곡과 또 이를 부흐빈더가 직접 선택한 현대 작곡가 11인이 새롭게 해석한 변주곡을 들려주는 무대다. 부흐빈더는 “1973년 처음 디아벨리를 연주했는데 베토벤 탄생 250주년에 즈음해 오늘날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지 오랫동안 고민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부친도 없는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나 삼촌에게 음악을 배우면서 자랐다고 스스로 밝힌 부흐빈더는 “베토벤의 음악을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을 때까지 40여년이 걸렸다. 연주자가 된 지 30년쯤 지났을 때 저명한 평론가로부터 ‘너는 인제야 자유로워졌다. 베리에이션을 할 수 있다’는 조언을 들었다”며 “그 전까진 생각의 폭이 좁고 상상력이 부족했다. 학자처럼 모든 걸 정확히 표현하려 했는데 베토벤은 모든 연주자에게 자유를 선사한다. 베토벤을 연주하려는 모든 음악인은 이 관문을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2년 전 전국 투어에서 만난 많은 한국 팬으로부터 좋은 영감을 받았다는 부흐빈더는 한국의 예술 교육 시스템과 좋은 음악 인프라를 칭찬하며 한국 음식, 특히 김치와 맥주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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