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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기저효과로 취업자 늘었지만…글로벌 공급망 쇼크로 경제 주축 제조업 일자리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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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67만명 넘게 늘어나며 지난 2014년 3월 이후 7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그러나 우리 경제의 주축인 제조업 일자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로 혹한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공급망 쇼크에 따라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고용도 덩달아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9월 취업자가 39만2000명 감소한 기저효과 탓에 취업자 증가폭이 커졌지만, 고용 경기 회복의 바로미터인 제조업 일자리는 여전히 감소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백신 접종 확대 등 영향으로 부진에 빠졌던 숙박음식점업이 고용이 증가세로 전환했고, 보건업 등에서도 일자리가 늘었지만,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65만명)이 전일제 일자리인 주 36시간에 못미치는 일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부진과 함께 경제 허리인 30대 인구수가 감소하면서 30대 취업자수는 19개월 연속 줄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실물경제의 주춧돌인 제조업·자영업·30대 고용시장의 타격은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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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북구 현대차 울산 3공장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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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효과? 고용…7년 6개월만의 최대폭 증가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68만3천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7만1000명 증가했다. 이는 2014년 3월(72만6000명) 이후 7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백신 효과 등으로 대면서비스업 타격이 작았던데다 수출 호조와 기저 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산업별로 취업자를 보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던 숙박 및 음식점업은 이달엔 1.9% 증가했다. 거리두기 기준 완화, 백신 접종 확대, 전국민 재난지원금 등의 효과가 작용했고, 지난해 코로나19의 2차 확산 때 크게 감소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외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11.6%(28만명), 운수창고업에서 11.2%(16만3000명), 교육서비스업에서 5.6%(9만8000명) 증가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재확산 이후에 7~8월 감소했었던 수도권 4단계 등 거리두기 단계는 이어졌지만 사적모임 기준등이 일부 완화됐다”며 “상생국민지원금 지급, 백신접종, 외부 활등 증가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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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 9월 13일 오후 울산시 남구 신정시장 한 점포에 '재난지원금 환영'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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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고용은 여전히 ‘침체’…글로벌 공급망 쇼크 영향

그러나 우리 경제 주축인 제조업에서는 일자리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0.8%(3만7000명) 취업자 수가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 수 부진은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 섬유제품 제조 부품 관련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등 글로벌 공급망 쇼크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조업 일자리는 올해들어 4월과 5월, 7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이다.

아울러 도소매업 취업자 역시 12만2000명 감소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협회·단체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4만1000명)도 감소했다. 직업별로는 전문가및 관련 종사자(19만8000명)과 단순노무종사자(17만명)등이 증가한 반면 판매종사자(-10만2000명)과 관리자(-1만6000명)이 감소했다.

제조업 일자리는 줄고 공공일자리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현상은 취업시간 변화에서도 나타난다. 취업시간별로 보면 지난달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65만3000명 늘어 증가한 취업자 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중 일주일에 17시간 이하만 일하는 사람은 34만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이 전일제 일자리(주 36시간)가 아닌 시간제 아르바이트나 공공일자리인 셈이다.

◇30대 고용 부진·자영업자 타격도 여전

연령별로도 취업자수는 30대에서만 유일하게 줄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1만2000명 줄었는데, 30대 취업자 수는 지난해 3월부터 19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30대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인구 감소 요인이 크지만 제조업과 도소매업 고용 부진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30대의 경우 인구가 줄어드는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면서 “이를 제외한 실질적 고용률은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대면서비스업의 고용 회복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 타격은 지난달에도 이어졌다. 지난달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4만8000명 감소했다. 이로써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2018년 12월부터 34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인 ‘나홀로 사장’은 2만2000명 늘었다.

다만 정부의 관점은 낙관적인 상황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코로나 확산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민간 일자리가 크게 회복되고 있다”며 “취업자 수는 코로나 고용 충격 발생 이전 고점(지난해 2월)에 한 발 더 근접(고점 대비 99.8%)했다”고 자평했다.

세종=최효정 기자(saudad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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