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국제 유가를 비롯해 석탄과 천연가스, 알루미늄 등 원자재 전반에 에너지 가격 급등 현상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중국발 전력난 공포가 만들어내는 비정상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를 다시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의 출몰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브라이언 스타인캠프 슈나이더 일릭트릭 원자재 분석가는 최근 비정상적인 유가 추이와 관련해 마켓워치에 "전 세계가 코로나19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경제활동이 회복되면서 원유 공급이 부족하다"며 "1년 내내 전반적인 연료 가격이 높아졌고, 북부의 겨울이 다가오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주요 금융사인 씨티그룹은 이날 브렌트유의 4분기 전망가를 배럴당 8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씨티그룹은 "유렵의 경우 내년 2월까지 석유 공급이 크게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브렌트유의 경우 배럴당 90달러 선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서한에서 "우리는 지금 또 한 번의 거대한 허리케인을 앞두고 있다"며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지난 4일 회의에서 최근 유가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기존 증산 속도를 유지하기로 함에 따라 공급 부족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이에 백악관이 OPEC+에 증산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석탄 부족에 따른 전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중국의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산시성에서 발생한 홍수로 탄광 60곳이 폐쇄됐다는 소식에 석탄 선물 가격이 또다시 폭등했다. 11일 장저우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석탄 선물은 11일 t당 1408.20위안으로 11.6% 올랐다.
중국 전력 쇼크와 글로벌 에너지 대란은 또 다른 원자재에도 여파를 미쳤다. 생산 과정에서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금속인 알루미늄 가격이 13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11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최고 3.3% 상승하며 t당 3064달러를 기록했다. 알루미늄 가격이 오르면서 이날 구리와 아연 가격도 각각 1.9%, 2.5% 올랐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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