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당시 상원 의원이었던 조 바이든, 존 케리, 척 헤이글 등이 아프간에서 조난 당했을 때 찍은 사진. 할릴리는 함께 촬영하지 않았다. [WSJ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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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할릴리의 탈출은 미 국무부, 퇴역 군인, 아프간 구출 지원 단체 '휴먼 퍼스트 연합 ' 등이 도왔다.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와 휴먼 퍼스트 연합도 할릴리 가족이 안전한 지역으로 탈출했다고 확인했다.
미 육군 통역사였던 할릴리는 2008년 2월 미 상원 의원 3명을 태운 미 육군 블랙호크 헬기가 아프간 산악 지역에서 눈 폭풍을 만나 불시착했을 때 구조 작전을 함께했다. 이 헬기엔 당시 상원 의원이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존 케리, 척 헤이글 등이 타고 있었다.
헬기는 바그람 공군기지 남동쪽 32㎞ 떨어진 계곡에 비상 착륙했다. 해당 지역은 전날 미군과의 대규모 교전으로 탈레반 반군 24명이 숨진 곳에서 불과 16㎞ 떨어져 있었다. 당시 36세였던 할릴리는 82공수사단 신속 대응팀 등과 함께 눈보라를 뚫고 조난자들을 찾았다. 그는 위험 인물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헬기 인근에서 경비도 섰다. 또 그는 82공수사단이 험준한 계곡 등에서 100여 번의 총격전을 치를 때도 함께 있었다고 한다.
아프간을 탈출한 할릴리(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그의 가족.[BBC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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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과 미군을 도왔던 할릴리였지만, 아프간 탈출은 번번이 실패했다. 미국의 특별이민비자도 받지 못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하기 전인 지난 6월, 해당 비자를 신청했지만 그가 일하던 방위 산업체에서 필요한 서류들을 잃어버려 비자 신청이 중단됐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뒤 막판 미군의 대피 작전 때는 공항까지 갔지만 그를 제외한 가족의 입장을 거절 당했다. 결국 할릴리는 가족과 함께 아프간에 남아 탈레반을 피해 숨어 지냈다.
할릴리 가족의 탈출이 전환점을 맞은 건 그의 사연이 미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다. 그는 지난 8월31일 WSJ를 통해 가명으로 구조를 호소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안녕하세요. 대통령님, 저와 제 가족을 구해주세요. 저를 잊지 마세요"란 메시지를 보냈다. CNN과의 인터뷰에선 그는 "나는 그(바이든 대통령)를 믿는다. 그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도 말했다.
할릴리가 지난달 영상을 통해 구조를 호소하는 당시의 모습.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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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사연을 접한 미 참전 용사들은 할릴리 구하기에 적극 나섰다고 한다. 아프간에서 할릴리와 함께 일했던 참전 용사 브라이언 젠테는 WSJ에 "그는 우리가 아프간에서 싸우는 동안 나와 다른 미국인들을 도왔다. 우리는 그 호의에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도 그의 구조를 약속했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당신(할릴리)을 구출할 것이고, 우리는 당신의 공로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고,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우린 형식적인 절차를 생략하고, 그를 찾아 데리고 나올 것"이라고 약속했다.
CNN에 따르면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할릴리 가족이 어디에 정착하게 될지 밝힐 수 없다"면서도 "안전한 이동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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