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을 사람이 없다."
제 20대 대선을 5개월여 앞두고 지인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여야 당내 경선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흥미롭게 지켜보는 국민들은 많지 않다. 이미 정치권의 공방에 신물이 났다며 피로감을 호소할 뿐이다.
차기 대선이 역대 최악의 네거티브전으로 물들 것이란 우려는 전부터 있었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그 시점이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반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여야 간 이전투구가 더 극심해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역대 치열하지 않은 대선은 없었다. 거대 양당 체제에서 한 쪽이 승리하면 다른 쪽이 패배하는 '제로섬 게임'을 치러온 터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차기 대선은 과거 어느 때보다 '벼랑 끝 승부' 양상을 띄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가장 큰 이유는 유력 주자들의 '약점'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과거 여러 실언·실책으로 자질 논란이 빚어진 데다 최근 악재가 터지면서 수사망이 좁혀오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 이기는 게 급선무다. 후보뿐만이 아니다. '정권교체'와 '정권 재창출'을 각기 지상과제로 삼은 정당도 벼랑끝 승부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위리안치', '추악한 가면' 등 거친 말이 난무한다.
적잖은 유권자들도 일단 동참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형 악재에도 주요 대선후보들의 지지율 양상에 큰 변화가 없는 것에서 드러난다. 보수와 진보 지지층의 '결집 효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평범한 지인들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후보들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보수 또는 진보의 승리를 위해 '차악'을 택할 수밖에 없지 않냐며 답답함을 호소한다.
타락한 진영논리에 유권자들이 타협한다면 남는 것은 무엇일까. 내년 3월 누가 대통령으로 선출될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정치는 더욱 극단으로 치달을 것이며 '통합'은 먼 이야기가 될 것이란 점이다.
현재 유력 주자들의 지지율은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사태를 관망하고 있는 다수의 중도·무당층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어떤 미래를 만들지 선택은 유권자들에게 달렸다.
[the300]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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