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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의 홍준표, 4050의 이재명, 6070의 윤석열.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는 연령대에 따라 지지후보가 명확히 갈리는 세대 전쟁이 벌어지게 될까.
경향신문이 창간 75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대선 후보 합도 조사에서 여야 유력 대선 주자들의 핵심 지지기반을 이루는 두터운 연령대별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청년에서 장년, 노년으로 이어지는 생애주기별 경계선을 따라 여야 후보들에 대한 호불호가 선명하게 갈렸다.
20대(18~29세) 10명 중 3명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하다고 봤다.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29.1%가 홍 의원을 택했다. 그 뒤를 이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20대 지지율은 15.2%로 홍 의원의 절반에 그쳤다. 직업별로 보면 20대~30대 초반이 대부분인 학생 그룹의 홍 의원 지지율은 33.0%에 달했다. 공정성 논란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MZ 세대의 불만이 높아진 상황에서 홍 의원이 사법시험 부활, 대학 수시 폐지, 모병제 도입 등 이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거침없이 입장을 밝혀 온 것이 높은 지지도에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이라는 신조어도 회자되고 있다.
여권 유력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중·장년층인 4050세대의 두터운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와 50대에서 이 지사 지지율은 과반에 가까운 47.6%·46.8%로 각각 조사됐다. 반면 국민의힘 유력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40·50대 지지율은 각각 10.2%·19.8%로 이 지사의 절반에 못 미쳤다. 민주당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 지사는 40·50대 연령층에서 각각 55.1%·50.3%를 얻어 절반을 넘었다. 당내 경쟁자인 이낙연 전 당대표의 40·50대 지지율(23.0%·25.5%)를 두 배 이상 뛰어넘는 숫자다. 정당 내 여론 주도층인 4050세대의 대다수가 이 지사 편에 선 것으로, 이는 이 전 대표가 청년·여성층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이 지사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윤 전 총장은 노년층인 6070세대에서 강세를 보였다.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60대에서 39.4%, 70대 이상에서 47.2%의 지지율을 보였다. 반면 윤 전 총장의 20대 지지율은 4.9%에 그쳤다. ‘이재명 대 윤석열’ 가상대결 조사에서는 4050과 6070간 세대 대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40대·50대의 58.3%·57.8%가 이 지사를 택했고, 60대·70대의 53.9%·61.0%가 윤 전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4년 전 대선과 비교했을 때 세대별 지지도의 극적인 반전도 관찰됐다. 홍 의원은 19대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6070세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2017년 5월 대통령 선거 당일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홍 의원은 60대에서 45.8%, 70대에서 50.9%의 지지를 받았으나 20대·30대 지지율은 8.2%·8.6%로 한자릿수에 불과했다.
이번 20대 대선에서는 상황이 180도 뒤바뀐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정당 내 역학관계의 변화에 따른 결과로 해석했다. 전통적 보수층인 노년 세대의 지지가 야당 유력 주자로 자리매김한 윤 전 총장에게 옮겨갔고, 청년층과 중도·무당층의 지지는 ‘당색’이 상대적으로 덜한 홍 의원에게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준석 돌풍’에 따른 청년층의 야당 지지가 홍 의원에게 흘러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하동균 케이스탯리서치 이사는 “홍 의원이 과거에는 정통 보수정당의 상징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후보였다면, 지금은 오히려 젊은층에 먼저 다가가는 등 야당 주류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부분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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