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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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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퇴직금, 신도시 아파트...2030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건지”[현장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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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 헐떡이다 월급쟁이 되면 뭐하나”
“최고의 재테크는 금수저”
“취준생한테는 딴 나라 얘기”


파이낸셜뉴스

대장동 개발 사업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된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 관계자가 곽상도 의원 아들의 50억 퇴직금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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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은데 이어, 박영수 전 특별검사 딸도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다. 20-30대 젊은층 사이 에서는 아빠 찬스로 특혜를 받은 거 아니냐며 박탈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파이낸셜 뉴스는 29일 2030 세대를 현장에서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논란으로 2030 청년들의 속이 곪고 있다. 특히 사업 시행사 ‘화천대유’에서 일했던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이 각각 퇴직금 50억원과 아파트 분양을 받았다는 것에 청년들은 분노와 허탈감을 표출했다.

29일 사회 초년생 권모씨(28)는 “누구는 고작 몇 년 일하고 퇴직금이라고 한번에 50억원을 받아가는데 취업난에 헐떡이다가 회사원이 되면 뭐하나 싶다”며 “그들과 우리가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게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매달 10만원씩 주택 청약 저축을 하고 있다는 직장인 서모씨(32)는 “이렇게 10년 넘게 넣어도 될까 말까라는데 누구는 단숨에 아파트를 분양받는다”며 “부모님 잘 만나서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면 비참해진다”고 토로했다.

2030의 허탈감은 자조와 냉소로도 이어졌다. 3년차 직장인 임모씨(27)는 “집 사려고 열심히 일하고 재테크해 봤자 ‘금수저’를 이길 수 없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며 “로또나 사야겠다”고 농담하듯 말했다. 4년차 직장인 양모씨는 “세상에 불합리한 일이 너무 많아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한다”며 “처벌이니 뭐니 해도 결국 대충 넘기고 다들 잘 살길래 바뀔 거라는 기대가 없다”고 체념한 듯 말했다.

아직 직장에 들어가지 않은 취업 준비생의 그림자는 더 어두웠다.

3년째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모씨(30)는 “월급 200만원이 급해 하루빨리 시험에 붙는 게 ‘지상 과제’인 나한테는 (대장동 개발 논란이) 딴 나라 얘기 같다”며 “시험 통과도 못하고 있는 내가 참 못나게 느껴진다”고 씁쓸해 했다. 대학생 A씨(23)는 “내년이면 졸업이어서 진로 고민도 많고 불안한데 요즘 뉴스를 보고 있으면 시작하기도 전에 기운이 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지난 2015년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시행사로 선정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지분이 1%밖에 안 됐던 화천대유가 수천억원을 챙겼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특혜 논란이 일었다. 그 와중에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모씨가 화천대유에서 일했으며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50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 거세졌다. 곽씨는 지난 26일 입장문에서 자신이 화천대유에서 업무를 과중하게 해 병을 얻은 것이 퇴직금 산정에 반영됐으며 실수령액은 28억원이라고 해명했다.

박영수 전 특검의 딸 박모씨도 화천대유 직원이었으며 지난 6월 회사가 가지고 있던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분양가가 6억~7억원 정도였던 아파트의 호가는 현재 15억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특검 측은 박씨가 ‘분양 취소분’을 정당한 절차를 통해 매입한 것이며 여기에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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