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 전망과 통화정책 과제' 세미나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경제 전망과 통화정책 과제'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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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준금리 수준 '여전히 완화적' 평가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현재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평가하고, 경제 회복세와 가계부채 등을 균형적으로 보면서 추가 인상의 시점과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주택가격을 고려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서 위원은 29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경제 전망과 통화정책 과제 세미나'에 참석, "8월 금리인상 이후에도 현재의 통화정책 상황은 여전히 완화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리인상 이후에도 가계부채와 주택가격의 높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자금조달금리가 여전히 낮은 데다, 전세 및 주택 공급물량 부족 등에 따른 주택가격상승 기대심리가 가세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기대인플레이션을 도출한 실질장기금리(국고채 3년 금리 기준)가 마이너스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에 기반한 실질장기금리도 올해 들어 마이너스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서 위원은 설명했다.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잠재수준(2% 초반)을 웃돌고, 국내총생산(GDP) 갭은 내년 상반기에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금융불균형 정도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심각한 수준인데다, 경기회복 기대감도 있는 만큼 기준금리가 선제적으로 조정돼도 부정적 영향은 적을 것이란 설명이다. 서 위원은 "앞으로 거시경제와 금융상황을 균형적으로 보아가면서 추가인상의 시점과 속도를 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유례없는 수준의 돈을 풀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집값 상승세가 지속된 만큼 주택가격을 고려해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서 위원은 "코로나19 이후 주요국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통화정책 운용시 주택가격을 명시적으로 고려하려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유럽중앙은행(ECB)과 뉴질랜드 중앙은행, 노르웨이 중앙은행 등을 예로 들었다. 이어 "국가마다 방식이 다른데 소비자물가지표에 자가주거비를 포함하는 ECB 방식이 제가 찬성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자료: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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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는 지난 7월 소비자물가(HICP)에 자가주거비를 포함하기로 결정하고, 지수를 개편하고 있다. 현재 유로 지역 소비자물가지표에는 주택임차료만 포함돼 있는데, 자가주거비가 포함되면 물가지표가 더 뛸 수 있다. 집값까지 반영하면 물가가 더 뛰게 되는 셈이기 때문에 중앙은행 입장에선 돈을 금리를 올리는 근거로 삼을 수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자가주거비는 포함돼 있지 않아 물가지표가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서 위원은 "CPI에 자가주거비를 포함시키면 중앙은행의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목표가 상충되는 것도 완화할 수 있다"며 "주택가격이 높으면 금융불균형이 가계부채를 통해 심화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적극적 대응을 해야하는데, CPI가 저평가되면 과소대응하는 결과를 낳는 반면, CPI에 자가주거비가 포함되면 물가도 오르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서 위원은 중앙은행 책무에 주택정책 목표를 명시하는 것은 반대라고 강하게 밝혔다. 그는 "특정상품 가격을 통화정책 목표로 삼을 수 없다"며 "부동산엔 정책, 공급 등 여러 영향이 미치는 만큼 조절 가능하지 않은 정책목표를 포함시키는 것은 반대"라고 전했다.
한편 뉴질랜드는 중앙은행 책무에 '정부의 주택정책 목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조항을 지난 3월 추가했다. 뉴질랜드는 블룸버그통신의 '집값 거품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할 만큼 집값이 뛴 국가다. 노르웨이는 통화정책 의결문 등을 통해 정책결정시 주택가격 상승세를 비중있게 고려하고 있음을 표명하고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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