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에코백] 툰베리는 비행기도 안 탄다는데... 한국은 공항을 10개나 더 짓는다고요?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비행기 탄소배출량, 자동차나 기차보다 많아
탄소중립 위해 해외는 단거리 비행노선 폐지
세계는 수소, SAF 등 대안 연료 개발 전쟁 중

편집자주

갈수록 환경에 대한 관심은 커지지만 정작 관련 이슈와 제도, 개념은 제대로 알기 어려우셨죠? 에코백(Eco-Back)은 데일리 뉴스에서 꼼꼼하게 다뤄지지 않았던 환경 뒷얘기를 쉽고 재미있게 푸는 코너입니다.


선거철 단골 메뉴 중 하나인 공항건설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선 후보자나 지역구 정치인이 아닌 국토교통부가 이슈에 불을 지폈습니다.

논란의 핵심은 '제6차 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인데요, 국토부는 최근 발표한 이 계획에서 기존 15개 공항에 더해 10개를 더 짓겠다고 밝혔습니다. 5년마다 내놓은 법정 계획이고, 더 짓겠다는 공항들이 업계의 예상에서 크게 빗나간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계획을 두고 유독 비판이 쏟아집니다. 왜일까요.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항공 온실가스 배출량 줄이겠다더니...?


가장 기본적으로는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크게 휘청이고, 항공수요가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공항을 10개씩이나 더 짓는다는 게 말이 되냐는 지적입니다.

정부도 이를 의식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이번 계획에서 이례적으로 항공수요 시나리오를 낙관·중립·위축 3개로 나눠 내놨습니다. 인구 추세, 경제적 여건 변화 등 외부 요인이 많으니 수요 예측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겠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또 하나의 중요한 비판 지점이 있는데요, 바로 탄소중립입니다. 우리나라의 국제항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7년 기준 2,233만7,000톤입니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 배출량을 2050년까지 150만 톤으로 줄여야 합니다. 이 때문에 스웨덴의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비행기를 아예 안 타겠다고까지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공항을 또 짓겠다니요.

그런데 앞의 지적과 달리, 탄소중립에 대해서는 정부가 별다른 말이 없습니다. 그저 "'탄소중립 공항 2050 로드맵'을 마련해 정책 목표·추진 전략 등을 수립·관리한다"고만 해뒀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할지 조금이라도 단서가 될 만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개별 공항별 개발 방향을 뜯어봐도 '지역 발전' '혼잡도 개선' 같은 말만 있을 뿐 '탄소중립'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한국일보

에어서울이 지난 2월 해외 무착륙 비행에서 기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상반기에도 '무착륙 비행 확대'로 뭇매


'정부의 탄소중립 의지가 의심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번만이 아닙니다. 앞서 지난 4월 정부는 '무착륙 비행 확대'를 발표해 환경단체들의 거센 비난을 불러왔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워진 항공업계를 지원하겠다면서 '무착륙 관광비행'을 지난해 12월 인천공항에 도입한 이래, 5월부터 김포, 김해, 대구 등 지방공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상품이 나오긴 합니다만, 우리나라처럼 정부가 직접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는 겁니다.

환경운동연합은 "탄소중립과 항공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해야 할 정부가 불필요한 공항을 짓는데다 항공 수요까지 부추기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는 이유입니다. 또 다른 환경단체인 환경정의도 "정부의 이번 계획은 기후위기로 인한 세계적인 항공 정책의 변화와 정부의 탄소중립 대응 방향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비행기 탄소배출 얼마나 심각하길래


그렇다면 비행기의 탄소배출은 얼마나 심각한 것일까요. 유럽환경청(EEA)에 따르면 승객 1명이 1㎞ 이동하는 동안 비행기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285g입니다. 버스(68g)의 4배, 열차(14g)의 20배에 달합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른 교통수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2050탄소중립을 위해선 비행기 이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때문에 탄소중립에 열심인 나라들은 아예 항공기 운항 자체를 최소화합니다. 프랑스는 고속열차로 2시간 30분 이내 도착 가능한 지역에는 국내선 여객기 운항을 금지시켰습니다. 스웨덴은 지난 4월 자국 내 3번째 규모의 공항 '스톡홀름 브롬바'를 폐쇄키로 결정했습니다. 국내선, 단거리 여객기가 많다는 이유에섭니다. 오스트리아도 지난해부터 3시간 미만 걸리는 거리에 대해 국내선 항공편 이용을 금지했습니다. 네덜란드 정부는 암스테르담~브뤼셀 항공 노선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무탄소 연료 쓰면 안 되나


물론 무조건 없애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비행기도 자동차처럼 수소 엔진, 전기 엔진을 쓰면 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도 최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항공연료로 수소를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액화수소가 개발되면 새로운 광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럽 등 해외에서도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SAF)' 개발이 한창입니다. 폐유, 폐기물, 산림 잔류물 등으로 만든 SAF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생물 연료를 기반으로 하기에 생산과 소비 등 모든 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최소화한다'는 접근법입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화석연료 대비 최대 85%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유럽항공사들은 2050년까지 SAF로만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이미 SAF 혼합유로 여객기를 띄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물론 아직은 화석연료 대비 지나치게 높은 단가가 걸림돌로 지적됩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