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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 후 뒤늦게 코로나 확진, 혈액 44% 수혈… 환자들 사실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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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계속되면서 헌혈 참여율이 줄어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30일 대한적십자사 관계자가 몇 개 남지 않은 혈액을 체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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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 334명의 혈액이 일반 환자에게 수혈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지침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람은 헌혈을 할 수 없는데, 무증상으로 헌혈을 했다가 14일 이내에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확진자로 판정된 사람의 혈액이 수혈된 경우, 보건복지부에는 보고가 되지만, 정작 수혈을 받은 당사자에게는 알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헌혈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바이러스 전파는 확인된 만큼 수혈받은 환자에게 해당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실이 28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코로나19에 확진된 334명이 헌혈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이 헌혈한 혈액(819유닛) 가운데 44%(364유닛)가 일반 환자에게 수혈됐다.

적십자사는 지난해 3월부터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개인정보(성명, 생년월일, 확진일, 완치일)를 받아, 코로나19 확진자의 헌혈은 받지 않고 있다. 334명은 헌혈 당시에는 코로나19의 증상이나 정보가 없어 정상 채혈했으나, 헌혈한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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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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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사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의 피가 수혈된 경우 보건복지부에 보고하며, 수혈되지 않은 경우 전량 회수 폐기하고 있다. 이런 지침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지난 6월 발표한 헌혈 지침과 동일하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의 헌혈은 받지 않고, 헌혈 후 14일 이내 감염이 확인된 헌혈자의 혈액도 폐기한다.

문제는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혈액을 수혈받은 환자는 이런 사실을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적십자사는 확진자의 혈액을 공급받은 병원에는 알리지만, 병원에서 수혈받은 환자에게 이를 통보하는지 여부는 따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최근 미국 등 연구를 보면, 무증상 코로나19 감염자의 혈액 내 바이러스가 증상 발생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혈로 바이러스 자체가 전파된 사례는 확인이 됐다.

강선우 의원은 “미량이라도 혈액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다는 전문가의 견해가 있다”며 “수혈받는 사람의 알권리 차원에서라도 방역당국이 나서서 헌혈자의 확진 여부를 추적한 후 환자에게 공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와 관련한 현행 헌혈 안전 지침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혈액 전파 가능성은 있는 만큼 확진자 혈액을 수혈받은 환자에게 사후에라도 알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 교수는 “환자 신뢰의 차원에서 이런 고지 의무는 병원에 떠넘기기보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적십자사가 환자에게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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