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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차량 수십대 '오물 테러'… 두달만에 아들이 대신 사과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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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母, 몇년 전 아버지와 단절 후 조현병 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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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2일 오후 8시30분쯤 50대 여성이 부산 강서구 명지동 일대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돌아다니며 소변, 치약 등을 섞은 액체를 주차된 차량 70여 대에 뿌렸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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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부산 일대 아파트 지하주차장 두 곳에서 차량 수십대에 오물을 뿌린 50대 여성의 아들이 두 달 만에 사과문을 게재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지난 7월22일 오후 8시30분쯤 50대 여성 A씨는 부산 강서구 명지동 일대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돌아다니며 소변, 치약 등을 섞은 액체를 주차된 차량 70여 대에 뿌린 혐의(재물손괴)로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장에서 붙잡았으나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응급 입원 조치했다. 이와 관련해 두 달여 지난 9월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피해 아파트 단지에 게재된 사과문의 사진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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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피해 아파트에 게재한 사과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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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A씨의 아들이라고 밝힌 사과문 작성자는 "먼저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경황이 없어 이제서야 연락을 드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 어머니로 인해 약 240명 이상의 차량 주인분들께 피해를 끼쳤다"며 "아직 오물 성분의 정확한 감식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성분이 어찌 됐든 피해자분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쾌하시리라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어 "절대 악의가 있거나 계획적인 행동은 아니었고, 어머니의 정신적인 문제로 인한 우발적인 상황이었다"며 "몇 년 전 아버지와 단절 후 증상이 발병했으며, 호전됐지만 약을 잘 챙겨 먹지 않아 최근 병세가 다시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A씨의 아들은 "그동안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입힌 적은 처음이고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은 보호자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머니와 가깝지 않은 거리의 타지 생활과 현재 군 복무로 인해 보호자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현재 이외의 또 다른 사건 몇 가지가 있어 어머니께서는 정신병원에 보호 입원 중이고 뒷수습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염치 불구하고 선처를 부탁드리고 싶다"며 "피해 입은 분들이 수가 너무 많고, 금전적인 보상을 하기에는 제 선에서 감당이 되지 않아 이렇게 부탁드린다. 보호자이자 자식 된 도리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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