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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1억 빚이 2억 넘어” 코로나 파산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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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해 법원 접수된 개인파산 5만379건 ‘5년 만에 최다’
개인회생 접수는 전년비 감소…“경제적 취약계층 늘어”

경향신문

충남 천안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하회영씨는 27일 “개인파산 신청하기 직전”이라고 했다. 한 달에 715만원인 임대료는 6개월치가 밀렸고, 전기요금은 3개월째 연체된 상태다. 하루 매출은 많아야 30만원이다. 코로나19 이전보다 80% 줄어든 수치다. 인건비, 재료비 등 운영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데까지 줄여봤지만 빚이 계속 늘어난다고 했다. 연초만 해도 1억여원이던 빚은 2억원이 넘었다.

“7~9월에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손님들이 오지 않아요. 이번 추석 내내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데리고 혼자 가게에서 일했어요. 하루 얼마라도 벌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데 어떻게 쉬겠어요.” 하씨는 거리 두기나 집합금지 조치만 계속되고 자영업자 등이 버틸 수 있게 도와주는 지원책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며 힘들어 했다. “파산하고 나면 개인만 피해보는 게 아니라 가게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이나 돈을 빌려준 은행과 제2금융권 모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하씨처럼 경제 위기에 몰린 이들이 지난해 크게 늘어났다.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21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은 5만379건으로, 전년(4만5642건)보다 4737건(10.4%) 증가했다. 2015년 5만3865건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개인파산 신청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5만4037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8년(4만3401건)까지 10년 이상 꾸준히 감소해왔다. 그러다 2019년 4만5642건으로 전년 대비 2240건 증가한 이후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증가세다.

개인파산은 개인이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경우 신청할 수 있다. 법원에서 파산 신청을 심리해 인용되면 채무가 면책된다. 의도치 않게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사라져 빚을 갚을 능력을 상실한 사람에게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도입된 제도이다. 파산자 본인은 일부 법률상 자격이 제한되는 등 불이익이 따른다.

일정 기간 동안 성실히 빚을 갚으면 채무를 면제받게 해주는 개인회생 접수 건수는 지난해 8만6553건으로, 전년(9만2587건)보다 6034건(6.5%) 감소했다.

개인회생은 장래에 계속 또는 반복해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이들이 신청하는 절차다. 회생 신청이 감소한 것은 채무자들 가운데 소액이라도 지속적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사람들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모든 개인파산이 코로나19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파산이라는 제도 자체가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수입이 없는 사람이 신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제 상황에 따라 경제적으로 취약해진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입이 있어야 이용할 수 있는 개인회생의 감소도 이런 경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파산 신청은 1069건으로 집계됐다. 역시 전년(931건)보다 138건(14.8%) 증가한 수치다. 10년 전인 2011년에는 법인 파산신청 건수가 312건에 불과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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