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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검찰, 35분 늑장 신고… 의정부 탈주범 수색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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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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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후 경기 의정부교도소 정문에서 입감 대기 중 20대 남성이 탈주한 사건과 관련, 검찰 측의 늑장 신고로 수색이 지연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탈주범은 수색망을 비교적 쉽게 벗어난 뒤 28시간여 만에 자수할 때까지 행방이 묘연했다.

27일 경기북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3시 33분쯤 의정부교도소에서 입감 대기 중이던 20대 남성 A씨가 교도소 정문이 열리는 틈을 타 수갑을 찬 채로 달아났다.

검찰 관계자들이 바로 쫓아나가 A씨를 잡으려 했으나, A씨는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 뒤였다. 그런데 경찰에 A씨의 도주 사실이 신고된 시각은 35분이나 지난 오후 4시 8분이었다.

검찰 측은 신고를 하면서 A씨가 도주한 지 시간이 좀 지났다는 사실을 알렸고, 경찰은 교도소 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정확한 도주 시각을 파악했다.

도주 사건의 경우 초기 수색작업이 관건인데, 늑장 대응으로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다.

경찰이 수색견과 인력 약 150명, 드론 등을 동원해 다음 날까지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A씨는 행방이 묘연했고, A씨는 수색망을 한참 벗어난 경기 하남경찰서에서 도주 28시간여만에 자수했다.

신고가 지연된 경위에 대해 검찰 측은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피의사건에 관한 내용과 관련돼 있어 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수갑이 채워져 있는 한 손은 억지로 빼냈고, 다른 손은 인근 공사장에 가서 절단기를 이용해 수갑을 자른 뒤 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손에 약간의 상처를 입었다.

또 도주 당시 사복을 입고 있던 A씨는 택시를 타고 동두천지역으로 이동, 그곳에서 자신 소유의 전동자전거를 타고 도망을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도주 경로에 대해서는 경찰이 계속 파악 중이나, A씨가 정확한 시간이나 지명 등을 기억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동자전거를 타고 서울 모처로 가서 아버지를 만났으며, 아버지의 설득으로 지난 26일 오후 8시 20분쯤 하남경찰서에 직접 자수했다.

아들을 만나면 자수시키기로 사전에 경찰과 연락이 됐던 아버지는 실제 A씨를 만나 설렁탕을 사 먹인 뒤 경찰서에 동행해 A씨를 자수시켰다.

앞서 A씨는 절도 등 혐의로 의정부지법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출석하지 않아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였으며, 같은 날 재판과는 또 다른 별개 사건으로 서울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서울 남부지검으로 인계된 A씨는 다시 의정부지검에 인계돼 의정부교도소에 입감될 예정이었다.

교도소 문 안쪽에서 A씨를 인계받은 의정부지검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등 입감 절차를 위해 잠시 대기 하던 중 한 차량이 밖으로 나가면서 정문이 열리자 A씨는 검찰 관계자를 밀치고 달아났다.

절도 등의 전과로 구속 전력이 여러 차례 있는 A씨는 또 구속되는 게 두려워서 탈주를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도주 경로를 계속 조사하는 한편, A씨가 수갑을 버린 의정부시의 한 공사현장 창고를 4시간가량 수색해 수갑을 찾아냈다.

또 A씨가 도주 과정에서 추가 범행은 저지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 도주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의정부=송동근 기자 sd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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