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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경희대 총여학생회 운명 쥔 여학생 투표… 찬성 63%로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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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34년 만에 역사 속으로
한국일보

2018년 10월 8일 서울 성균관대 경영관 앞에서 열린 '성균관대 총여학생회 폐지 총투표 보이콧 선언 기자회견'에 참여한 학생이 '우리에게는 총여학생회가 필요합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투표 결과 83.04%라는 압도적 폐지 찬성률로 성균관대 총여학생회는 폐지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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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총여학생회(총여)가 사라진다. 경희대는 한양대, 총신대 등과 함께 그나마 총여 간판이 남아 있던 몇 없는 서울권 대학 중 한 곳이었다.

총여 존폐 여부를 결정한 건 여학생들이다. 대학가 중 처음으로 여학생들만 투표에 참여해 의견을 냈고, 그 결과 스스로 총여 해산이란 결론을 내렸다.

27일 경희대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진행한 총여 폐지 찬반 투표 결과, 찬성 2,680표(63.45%), 반대 1,554표(36.55%)로 폐지가 확정됐다. 투표는 총여 정회원들이 했고 총 유권자 8,378명 중 4,224명(50.42%)이 참여해 참여율 과반을 넘겼다.

경희대 총여 존폐 논의는 올해 꾸준히 진행돼 왔다. 사실상 폐지를 가닥으로 해산 결의냐, 투표를 통한 폐지냐 등 방식을 정하는 단계였다. 여성의 대학 진학이 높아지면서 필요성이 자연스레 줄어 서울 지역 대부분 대학에서 총여는 이미 사라졌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간담회 등 내부 논의 끝에 총여 해산을 결정할 주체가 구성원인 여학생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모였다. 이에 23일 오전 9시30분부터 온라인 전자투표 방식으로 투표를 시작했고, 최종 찬성률 63.45%로 자발적 해산이 결정됐다.

이로써 경희대 총여는 1987년 출범 후 34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총여를 해산하는 대신 경희대는 연내 새로운 대안기구를 신설할 예정이다. 앞서 경희대 서울캠퍼스 중앙운영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대학 내 혐오와 차별, 폭력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기구의 신설을 2021년 이내에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희대 총여는 1990년대까지 여학생 취업 대책 등을 위해 힘썼지만, 2006년 고(故) 서정범 교수 무고 사건 등으로 논란에 휩싸이면서 수년째 대표자가 공석이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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