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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주유대란에 '화들짝'…경쟁법 중단해 수습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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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 "영국 주유소 기름 거의 3분의 1 동났다"

정부, 기업의 정보공유·대응 위해 파격적 규제완화

연합뉴스

영국 주유소 앞에 늘어선 차량 행렬
(캠벌리 AF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서부 캠벌리에 있는 한 테스코 주유소 앞에 주유탱크를 채우려는 차량이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다. 영국의 일부 주유소들이 트럭 운전 기사의 부족에 따른 공급난을 이유로 영업을 중단하자 소비자들이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leekm@yna.co.kr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영국 정부가 트럭 운전사 부족으로 전국 주유소에서 기름이 부족해지는 사태로 번지자 경쟁법 적용을 중단하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영국 정부가 정유 공장에 기름이 충분하다며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려 나섰으나 불안 심리에 사재기가 속출하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영국에서 1천200개 주유소를 운영하는 BP는 26일(현지시간) 3분의 1가량의 주유소에서 주요 등급의 기름이 바닥났다고 밝혔다.

BP는 성명에서 "지난 이틀간 엄청난 수요 증가로 우리 주유소의 30% 정도가 현재 주요 등급의 기름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기름을 재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BP 주유소에 기름을 운송할 트럭 운전사가 부족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불안해진 운전자들이 사흘째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기 위해 수 시간씩 대기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다국적 에너지 기업 셸 또한 주유소에 기름 수요가 증가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주유 대란이 심각해지자 크와시 쿠르텡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기업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경쟁법의 적용을 중단하기로 했다.

경쟁법은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기업들이 업계 이익을 위해 짬짜미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법률이다.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는 성명에서 "이 조치는 가능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정부가 연료 생산자와 공급자, 운송업자, 소매업자와 건설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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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난으로 가동 중단한 영국 주유소들
(런던 AF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있는 한 에소 주유소의 주유기에 사용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영국의 일부 주유소들은 트럭 운전 기사의 부족에 따른 공급난을 이유로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jsmoon@yna.co.kr


쿠르텡 장관과 회동했던 셸과 엑손모빌 등 업계 인사들은 영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안심했다면서 국가적인 연료 부족 사태는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랜트 섑스 영국 교통부 장관은 이번 사태는 순전히 공황 심리에 따른 것으로 기름은 소비자들이 무작정 비축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며 진정을 호소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주유 대란은 트럭 운전사 부족 사태가 유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국인들이 대거 귀국하고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로 신규 유입마저 잘 안 되면서 트럭 운전사 부족 현상은 더 심해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그동안 트럭 운전사들의 임금을 올려서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라며 업계의 비자 발급 요구를 거부해왔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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