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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산업 국가대표' 농우바이오, 글로벌 TOP10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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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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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 산업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는 대표적인 산업으로 꼽힌다.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할 때까지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웬만한 기업이 쉽게 뛰어들지 못할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다. 국내 시장이 그리 크지 않아 외형 성장이 쉽지 않다는 한계도 뚜렷하다.

하지만 농업이 국민의 먹거리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그 중요성도 적지 않다. 종자 산업은 미래 식량의 주권을 지킬 수 있는 일종의 기간산업인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농우바이오는 국내 '종자주권'을 지키는 국가대표 업체라는 평을 받는다.


국내 종자시장 점유율 1위 농우바이오

농우바이오는 고추·무·오이 등 채소류 종자를 개발, 판매하는 국내 1위 종자기업이다. 1967년 씨앗상점 '전진상회'로 처음 출발한 이후 1990년 법인 전환했고, 2000년 농우바이오로 이름으로 바꾼 뒤 2002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2013년 창업주 고희선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난 이후 농협경제지주(57.91%·지난해 말 기준)가 지분을 인수하면서 자회사가 됐다. 현재 국내 종자시장 점유율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연결 기준)은 매출액 1300억원, 영업이익 4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2017년 1045억원 △2018년 1040억원 △2019년 1213억원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2017년 100억원 △2018년 52억원 △2019년 39억원 등으로 부침이 있었지만 올해는 반등이 점쳐진다. 인도를 비롯한 해외법인의 성장이 나타난 가운데 고부가가치 작물에서도 성과가 좋다는 판단이다. 연도별 국책과제 수행 금액도 2018년 42억원에서 올해 61억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농우바이오 매출의 80% 이상은 종자에서 나온다. 일반적으로 종자 산업은 제품 개발에서 판매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그만큼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품종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업체도 그리 많지 않다.

농우바이오가 높은 평가를 받는 요인 중 하나는 연구 능력이다. 전체 직원 중 3분의 1 이상을 연구 인력으로 삼아 매년 매출의 약 15~20% 정도를 R&D(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역시 전체 매출액의 18.2%(약 179억원·별도 기준)를 사용했다. 현재 품종보호 등록 건수는 180건으로 업계 최다 수준이다.


국내기업의 수출 절반 담당…해외법인 성장도 쑥쑥

농우바이오는 국내 1위 기업이지만 국내 시장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성장성 우려도 적지 않다. 국내 채소종자 시장은 현재 2000억원 전후에서 정체 상태다.

종자는 재래종과 교잡종으로 나뉘는데 선진국일수록 교잡종으로 대체되는 추세다. 교잡종은 별다른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재래종에 비해 생존력, 번식력, 맛 등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국내 역시 대부분 교잡종 전환이 끝난 상태다.

올해 3월 취임한 박동섭 농우바이오 대표는 결국 성장 여력이 충분한 해외로 눈을 돌렸다. 현재 전 세계 채소종자 시장 규모는 약 6조원 수준으로 국내보다 훨씬 크다. 국내와 달리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살길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농우바이오는 국내기업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종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채소종자 수출액 5330만달러 중 57.5%(3063만달러)를 농우바이오가 기록했다. 고추(65.7%), 무(53.2%), 토마토(82%), 오이(89.6%) 등이 수출을 이끌었다.

이미 농우바이오는 1994년 중국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미국, 인도, 미얀마, 터키 등 6개국에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중국에서 가장 많은 약 18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인도(116억원), 미국(94억원) 등의 규모도 크다. 특히 인도는 매년 약 15~20% 성장하는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농우바이오는 이처럼 경쟁력 있는 품종을 내세워 해외에 진출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약한 품목은 현지 M&A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중국 산둥 지역에 4만평 부지 연구소 신설을 추진하고 있고, 지중해권 고부가가치 전략 품종 개발을 위해 터키 안탈리아에 육종 농장도 만들었다.

또 국내에서 양성한 인력을 해외에 파견하는 한편 여의치 않을 경우 현지 인력 채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지 적응이 필수적인 종자사업의 특성을 반영한 구상이다.

박 대표는 "한 명의 연구원이 스스로 품종을 육성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려면 입사 이후 10년은 지나야 한다"며 "그때까지 충분히 연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연구원을 양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5년 전세계 TOP 10 진입 노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는 해외 진출을 노리는 농우바이오에도 큰 타격이었다. 국가별 이동이 제한되면서 현지 시장 개척이 어려웠고, 원재료와 물류 비용도 동시에 급증했다.

농우바이오는 현재 약 80개국 수준이던 종자 수출국을 100개국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제동이 걸렸다. 각국 주요 바이어를 초청해 품종을 소개하던 행사도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글로벌 팬데믹 상황이 본격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노리던 농우바이오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이후에는 해외 성장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 세계 채소종자 시장에서 13~14위 수준인 농우바이오는 전 세계 10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수출국을 100개국 수준으로 늘리고 현지 M&A에도 적극 나설 경우 이르면 4년 내로 목표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 농우바이오 측 전망이다. 박 대표는 "현재 세계 채소종자 시장은 4~5개 대형 업체가 60~70%를 장악한 상황"이라며 "올해 1000억원 수준인 매출액(별도 기준)을 1500억원 수준까지 올릴 경우 2025년 정도면 10위권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소종자 국산화 갈길 멀어…"종자주권 지킴이 될 것"

농우바이오를 나타내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종자주권'이다. 식량과 관련된 종자는 대부분 국산화됐지만 여전히 채소류는 외국의 아성을 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농촌진흥청은 한국은 매년 주요 종자 로열티로 100억원 정도를 지급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박주현 전 민주평화당 의원에 따르면 국내 종자 자급률(2018년 기준)은 양파 28.2%, 토마토 53.9%에 그친다. 현재 파프리카 종자는 1립 500원 수준으로 농가에도 부담이 되고 있어 국산종자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농우바이오도 국내 대표 종자기업으로서 종자주권을 지켜야 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그동안 국내 주요 종자기업 대부분이 대형 외국기업에 넘어간 가운데 농협이 2014년 농우바이오를 인수하면서 최소한의 종자주권을 지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농우바이오가 단순히 점유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농가와 상생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특히 해외로 로얄티가 많이 나가는 양파, 토마토, 파프리카 등의 국산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농협종묘와 R&D 분야에서 힘을 합쳐 파프리카 공급 능력을 확보했고, 일본과 네덜란드계가 주를 이루는 완숙계 토마토 시장 역시 역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중만생종 양파와 단호박 시장 역시 가격 인하를 통해 점유율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박 대표는 "고수익 작물이라는 점에서 농가에서 모험을 두려워하는 인식이 있지만 농협하나로유통과 연계해 주요 산지 농가와 계약재배 형태로 우리 품종을 퍼뜨릴 계획"이라며 "예를 들어 네덜란드 파프리카는 종자 1립에 최고 1000원이지만 우리는 반값 이하로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가는 장기간 부진…"세계시장 성과 따라 움직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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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농우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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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소비 패턴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새로운 품종을 꾸준히 개발하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예컨대 예전에는 한 품종을 육성해 5~7년 정도 판매했다면 이제는 2~3년만 지나도 새로운 경쟁 품종이 등장한다는 얘기다. 채식 인구가 증가하고 친환경을 향한 관심이 커진 것도 이전과는 다른 변화다.

농우바이오 역시 기능성 작물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른바 '황금토마토'로 불리는 'TY시스펜'이 대표적이다. 익히거나 열을 가하지 않고도 항산화 작용을 하는 라이코펜을 쉽게 흡수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흑토마토 품종으로 재배가 쉽고 저장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블랙체인지' 역시 기능성 작물로 꼽힌다.

박 대표는 "이제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재배나 육성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며 "올해는 고수익 작물 위주의 투자 전략을 추진하고 토마토, 양파, 단호박 등 국산화율이 낮은 작물에도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처럼 해외 투자와 기능성 작물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2013년 최고가인 3만3250원을 기록한 이후 별다른 반등 없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24일 종가 기준 주가는 1만1900원으로 당시에 비해 약 3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2014년 농협계열사 편입 이후 예상보다 실적 개선이 더딘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법인의 성장세도 아직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작물에서 본격적인 성과가 나는 가운데 해외 진출에도 적극 드라이브도 걸고 있어 향후 성장세가 점쳐진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시장 실적이 개선될 경우 주가도 따라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표는 "단번에 큰 변화를 가져오기 어려운 농업의 특성상 실적도 장기간에 걸쳐 움직이기 때문에 주가 변화 폭이 그리 크지 않았다"며 "한국의 대표 종자기업으로서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낼 경우 주가도 같이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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