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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백신 접종률 높아졌는데 최다 확진자?…더 많이 감당해야 ‘단계적 일상 회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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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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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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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연일 2000~3000명대를 이어가면서 26일 누적 확진자 수가 30만명을 넘어섰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4차 대유행을 주도하는 탓에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데도 오히려 유행 규모가 불어난 셈이다. 정부는 다만 백신 접종 효과로 코로나19의 위험도는 낮아진 만큼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의 방역체계 전환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급격한 확산을 억제해가면서 지금보다 더 많은 확진자를 감당해낼 수 있는 방역체계를 마련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771명이라고 밝혔다. 역대 최다인 전날 3273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날 누적 확진자 수는 30만1172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일 20만명을 넘어선 뒤 10만명이 더 감염되기까지 5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누적 확진자가 10만명에 도달하기까지 1년2개월, 10만명에서 20만명에 이르기까지 4개월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인구의 70% 이상이 1차 접종을 끝냈는데도 유행이 꺾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델타 변이’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2배 가량 높다. 현재 국내의 델타 변이 검출률은 약 98%로, 거의 모든 확진자가 델타 변이 감염자다. 권장횟수 접종을 모두 마친 접종 완료자 비율이 40%대에 그친다는 점, 이달 초 사적모임과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된 점, 장기화된 거리 두기에 지친 시민들의 이행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치명률과 중증화율은 떨어졌다. 지난 7~8월 치명률은 0.29%, 중증화율은 2%대였다. 3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치명률과 중증화율이 각각 2.7%, 4.72%까지 치솟았던 것과 대비된다.

정부는 예정대로 일상 회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방송된 지역민영방송협회 특별대담에서 “10월 말이 되면 전 국민 70%가 접종을 완료할 것”이라며 “그만큼 코로나의 활동 공간을 좁혀놓는 것이다. 그러면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작하지 않는 것은 문제의 해결을 미룰 뿐”이라며 “10월 말 확진자 수가 3000명이 유지되더라도, 심지어 더 늘어나더라도 단계적 일상 회복은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준비를 치열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준비 과제로 미접종 고위험군에게 최대한 접종 기회 제공, 충분한 중환자 치료병상과 의료인력 확충, 경증 환자의 접촉자 추적 체계 단순화, 경증환자 재택치료 시행 등을 제시했다.

방역당국으로서는 10월 말까지 의료대응체계가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유행 규모를 억제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당국은 추석연휴 여파로 향후 2주간 확진자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병상 여력은 확진자 2500~3000명을 1~2주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당장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면 덩달아 중환자도 늘어 의료대응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김 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번 주 방역상황이 단계적 일상 회복의 출발점을 결정짓게 될 것”이라며 “한 주 동안 만남과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비수도권 지역에선 거리 두기 강화 움직임도 나타났다. 강원 삼척시는 이날부터 3단계로, 속초시는 27일부터 4단계로 각각 거리 두기를 상향해 다음달 3일까지 적용한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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